해주일향 약속(海州一鄕約束)

 

 율곡의 향약은 주자의 것보다 더 구체적이고 오륜적인 행위의 실천에 주력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여기서 유의해야 할 점은 오륜 덕목의 실행에 대한 율곡의 견해가 당시의 통속적 경향과 다른 점이다.

이는 당시 하위자가 일방적으로 상위자를 우대하는 식의 상하수직적인 질서체계로 통용되어 오던 오륜 덕목을 '상호 호혜적 쌍무관계'로 행함으로써 보다 더 수평적 질서체계를 이루는 사고방식을 의미한다.

이런 점에서 율곡의 향약은 주자의 향약보다 더 근대적 성향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고을 가운데서 1인을 가려 향헌(鄕憲)에 임명하고 또 2인을 부헌(副憲)으로 삼는다. 무릇 한 고을에 공사는 향헌과 부헌이 주관하고 또 향소(鄕所)의 일원으로 한 고을의 유사를 삼는다. (향헌은 큰 잘못이 없으면 교체하지 아니하고 부헌과 유사는 1년만에 교체한다)

무릇 회문을 내어 모임을 가질 일은 유사가 이를 관장한다. (향헌에게 품(稟) 한다) 회문은 향소의 사령으로 하여금 동서로 나누어 두루 보이게 하고 지체하지 말도록 한다.

향소에 망보(望報)가 궐원(闕員)되었을 때는 (향소는 2년을 기한으로 하여 교체하되 실제 병이 있지 않으면 사면을 허용하지 않는다) 반드시 한 고을에서 모두 모였을 적에 계원이 각각 1명을 천거하고 (만약 2명이 궐원이면 각각 2명을 천거하고 3명이 궐원이면 각각 3명을 천거한다. 30명 이상이 별감(別監)을 천거하고 50명 이상이 좌수(座首)를 천거한다) 그 이름은 소단자(小單子)에 쓰고 천거하는 자의 이름은 그 밑에 쓴다.

첨부된 이름을 (6품 이상의 조관(朝官)과 3품 이상은 첨부를 하되 이름은 쓰지 않는다) 모두 향헌에게 올리면 (사촌은 천거하지 못한다. 만약 혼인하여 사촌인 경우에는 피하자 않는다. 만약 천거한 자가 여러 사람이 함께 알고있는 합당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벌을 논한다) 향헌은 이를 받아 피천자(被薦者)의 이름을 쭉 써서 천거자의 다소에 따라 차례를 만든다. (만약 한 사람을 많은 사람이 천거하였으면 첫머리에 기록하고 그 나머지는 천거의 다소에 따라 차례를 만든다)

다 끝났으면 자리 앞에 두고서 한 고을의 회원으로 하여금 아랫 사람부터 자리 앞에 나아가서 동그라미를 치게 하고 (으슥한 곳에서 동그라미를 치지 못하게 하고 동그라미를 칠 때는 상피(相避)를 염두해 두지 않는다) 동그라미가 많은 사람 3인으로써 3망(三望)을 갖추는 것이다.

만약 동그라미가 같으면 천거자가 많고 적음에 따라 그 차례를 정한다. 만약 2명이 비어 한 때에 망보(望報)를 하려면 동그라미가 많은 2명으로 두 수망(首望)을 삼고, 다음 2명으로 부망(副望)을 삼으며 말망(末望)도 이에 준(準)한다. 만약 3명이 비어 일시에 선출하려면 또한 이 준례에 의거하여 동그라미가 많은 사람 3명으로 삼수망(三首望)을 삼는다. 나머지는 모두 이를 따른다.

회의때에 비록 연고가 있어 참석하지 못하더라도 단자는 제출하지 않으면 안된다.

봄 가을 강신하거나 축하하는 것 이외에 무릇 공사로 집회할 때에는 모두 흰 옷을 입는다. 비록 복제(服制)가 있는 사람일지라도 모두 와서 참석한다.

 

무릇 한 고을의 약속에는 네 가지가 있다. 첫째는 덕업을 서로 권하는 것이고, 둘째는 허물을 서로 바로잡는 것이며, 셋째는 예속으로 서로 사귀는 것이고, 넷째는 환란에 서로 도와주는 것이다. 무릇 선악이 드러나게 특이한 자는 선적과 악적에 기록하였다가 허물을 고치면 지워버린다.

 

이른바 덕업을 서로 권한다는 것은 한 고을 사람이 서로 힘써 선을 하는 것이다. 어버이가 아들을 사랑하고, 아들이 부모에게 효도하며 형은 우애하고 동생은 공경하며, 부부간에 서로 존경하고 어른과 아이 사이에 차례가 있으며 친구간에 신의가 있고, 친족간에 화목하며, 이웃과 의좋게 사귀고 온화하고 공손하게 스스로 지켜서 남을 사랑하고 남을 도와주며 재물과 이익에 인색하지 않고, 쟁송(爭訟)을 좋아하지 않으며 조부(租賦)을 반드시 삼가고 (잘 바치는 것) 힘없는 백성을 침탈하지 않는 등의 일을 덕업이라 한다. 만약 능히 이런 일들을 행하여 드러나게 뛰어난 사람이 있으면 선적에 기록하고 또한 관에 보고하여 조정에 전달되도록 한다. 그 다음은 적(籍)에 기록하여 덕이 더 쌓이기를 기다린다.

 

이른바 허물을 서로 바로잡는다는 것은 고을 사람 가운데에 과실이 있으면 같은 또래가 들은 바에 따라 바로잡되, 듣지 않으면 향헌과 부헌에게 고하여 함께 타이르고 그래도 고치지 않으면 벌을 준다. 벌에는 4등급이 있으니, 손도(損徒: 도덕적인 죄를 지었을 때 그 지방에서 못살게 내어쫓음) 맞은 자는 악적(惡籍)에 기록한다.

상벌은 손도(損徒)다. (만약 허물을 고친다면 사과하는 자리를 마련하는데 소반에 다섯 가지 이상의 과일을 쓰고 탕으로는 3색이상을 쓰도록 허락하여 모임에 참석한 사람이 10명 이상이 되면 손도 맞은 것을 풀어 준다)

차상벌은 제마수(濟馬首: 상체를 직각으로 숙여 말처럼 낮게 엎드리는 행위같으나 미상이다)니 역시 손도 맞은 것을 풀어주는 예에 의거하며, 모인 손님이 10명이 된 뒤에야 받는다.

이상의 손도 맞은 것을 풀어주는 사과 잔치는 주인이 스스로 기일을 정하고 제마수인 경우는 향헌과 유사가 날을 정한다. 만약 향중선생이 덕과 지위가 있어 존경할 만한 분이 있거나 70세 이상된 계원이 있으면 주인이 몸소 가서 초청하고 그 나머지는 회문을 내어 널리 초청한다. 주인의 노복이 스스로 회문을 들고 두루 통고하여 빠지는 일이 없도록 한다.

중벌(中罰)은 사람들이 가득하게 앉아 있는 자리에서 맞대어 놓고 책망한다. (면책 때에는 반드시 타이르는 말로써 깨우쳐준다)

하벌은 술 한 동이와 특별히 맛있는 음식 한 가지만으로 한다. 봄 가을에 강신하고 혹은 아무때나 집회할 때에 나아가 드리게 한다. 만약 조그만 허물이 있어 벌을 받는데까지 이르지 않는 자는 수시로 의논하여 큰 술잔으로 벌주를 마시게 한다.

어버이가 자녀를 사랑하지 아니하여 그 몸둘 곳을 얻지 못하게 한 자, 형제가 사랑하고 공경하는 도리를 다하지 않는 자, 지나치게 첩을 사랑하여 죄없는 정처(正妻)를 소박하는 자, 향임(鄕任: 고을의 소임)을 얻으려고 몰래 청탁을 행하는 자, 친우 · 족속과 간통하거나 음란한 여자, 나이 어린 자가 어른을 업신여겨 욕되게 한 자, 비리로 소송을 좋아하는 자, 한 고을의 공론을 비난하고 헐뜯는 자, 사된 이익을 도모하여 가난한 백성과 산승(山僧)을 침해하는 자, 헛 말을 조작하여 동료를 모함하는 자, 이웃 사람이나 친척간에 화목하지 않는 자, 유향소(留鄕所: 고려 말부터 조선조까지 수령(守令)의 자문기관, 지방 유력자 · 은퇴자 중에서 가려 수령을 보좌하여 민속의 순화, 향리의 부정을 막던 기관) 및 감관(監官: 궁가 및 관아의 돈 · 곡식의 출납을 맡은 벼슬아치)이 공사를 빙자하여 사리를 도모하는 자, 곡식을 거둬들일 때에 뇌물을 받아 생민에게 해독을 미치고 향풍(鄕風)을 훼손하는 자, 공용으로 저촉한 물건을 사사로이 쓰는 자.

이상은 상벌(上罰)로 다스린다.

회중에서 술을 마구 마시고 체통을 잃은 자, 분을 못이겨 다투느라 타이름을 받지 않은 자, 무릇 향회(鄕會)가 있을 때 얼른 나오지 않고 회문이 있은 뒤에야 나오는 자, 몸가짐을 삼가지 않아 사람들의 조소와 모욕을 받는자. 무릇 집회 때마다 핑계를 대고 참석하지 않는 자. 까닭없이 참석하지 않고 또한 사유를 갖추어 단자를 제출하지 않는 자, 사사로운 분노로 관인을 함부로 구타하는 자, 공부(貢賦) · 요역(役) · 공채(公債)를 거부하고 납부하지 않는 자, 공채의 물품은 잘 보관하지 않아서 감축나게 한 자, 비리로 이배(吏輩)에게 간청하는 자, 재궁(齋宮)이 아닌데도 사사로이 산사(山寺)를 보호하여 자신의 이익을 점유하는 자, 곡식을 받아들일 때에 잘 살피지 않아 쭉정이(여물지 않은 곡식)를 많이 받아서 두수(斗數)를 감축시킨 자.

이상은 차상벌로 다스린다.

집회 때에 의관을 법대로 갖추지 않은 자, (무릇 향회(鄕會) 및 성주(城主)앞에서는 조관(朝官)이 아니면 총립(笠)을 쓸 수 없고, 당상관(堂上官)이 아니면 돈피로 만든 이엄(耳掩)을 착용할 수 없으며 무릇 집회때 강신(講信) 및 치하(致賀)일 경우는 모두 홍단령(紅團領)을 착용한다.) 부지(賻紙: 상가에 부의로 내는 종이) 및 수합미(收合米: 거두어 모으는 쌀)를 내지 않는자, 무릇 책임을 가진 사람으로서 그 소임을 잘 살피지 않는 자, 향중의 약속을 시행하지 않는 자, 홧김에 동배를 욕하여 꾸짖는 자.

이상은 중벌로 다스린다.

집회 때 늦게 오는 자, (예를 행하고 좌정한 뒤에 추후로 온 자는 모두 늦게 도착한 것으로 친다) 위의가 엄정하지 못하고 멋대로 떠들석하게 웃는 자, 통고없이 출입하는 자, 관청 및 상이아(上二衙: 부아(副衙). 감영이 있는 곳의 군청)앞을 말 하고 통과하는 자.

이상은 하벌로 다스린다.

이상의 네가지 벌 이외에 부모에게 불효하고 형제간에 불화하고 음예(淫穢)하여 윤상을 어지럽히고 소행이 패려(悖戾)한 등의 일과 토주(土主)를 모해(謀害)하는 자가 있으면 출향(黜鄕: 고을에서 내어쫓음) 고을 사람이 함께 그를 버리고 관계를 끊는다. 만약 출향된 사람과 서로 통하여 대화하는 자는 그 고을에서 내어쫓는다. 향중 사람이 비록 향안(鄕案)에 불참하였더라도 만약 패리(悖理)를 행하는 사람이 있어 소민(미천한 백성)과 산승을 침탈하여 향리의 해가 되게하면 먼저 사리를 들어 이해시켜 허물을 고치게 하고 듣지 않을 경우는 여럿이 의논해서 향소(鄕所)로 하여금 관청에 보고하여 죄를 다스린다.

무릇 허물이 있어 벌을 받은 뒤에도 오히려 고치지 않고 전과 같이 스스로 방자하는 자는 내어쫓는다. 내어쫓긴 뒤에도 끝내 허물을 회개하지 않고 도리어 분원(忿怨)을 내어 온 마을 사람들을 구욕(辱)하는 자는 출향한다.

무릇 허물이 있어 아직 벌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또 허물을 지으면 정도에 따라 벌을 주고 벌이 같은 경우는 1등급을 가하여 벌을 시행한다.

무릇 나이가 8세 이상인 경우는 비록 허물이 있더라도 벌을 가하지 않으며, 70세 이상인 경우는 허물이 있으면 모두 1등급을 감하고 만약 면책하는 경우에는 자제로 하여금 그 문책을 대신 받게 하며 자제가 없으면 임시로 논의하여 그 노복을 매때린다.

 

이른바 예속으로 서로 사귄다는 것은 그 조례(條例)가 아래와 같다.

봄 가을 강신 때는 각각 술과 과일을 가지고 공처(公處)에 일제히 모여서 약법(約法)을 강론한다. 상제는 참석할 수 없다. 만약 향헌(鄕憲)이 일이있어 참석하지 않으면 부헌(副憲)이 약법 만을 읽는다. 중벌 이하는 존장에게 고하여 여럿이 의논해서 벌을 시행하고 차상벌 이상은 모두 여럿이 의논할 수 없으니, 모름지기 다시 집회를 운할 것이며, 흰 옷차림으로 일제히 모여서 논의하여 결정한다.

성주(城主)가 출관(出官: 부임)하면 그 다음날 향원(鄕員)은 일제히 모여 장자(長刺)를 갖추어 가지고 알현 재배한다. 성주가 갈리어 갈 때에는 각각 술과 과일을 가지고 노상에서 전별하되 역시 장자를 갖춘다. 성주가 재직시에 경사를 당하면 축하하고 상을 당하면 조문한다. 조문 때에는 백단령(白團領)을 입고 모두 장자를 갖추어 일제히 모인다. 세시(歲時)에 일제히 모일 때에는 장자를 갖추며 의례로 정월 초삼일에 모인다.

이상은 성주를 단체로 알현하는 예절이다. 비록 복 입은 사람이라도 모름지기 백단령, 혹은 옥색이나 흰 띠를 띠고 와서 참여한다. (하례(賀禮)에 비록 복입은 사람이라도 참석할 경우는 임시로 길복(吉服)을 입는다.) 오직 기년(期年) 대공복(大功服)의 경우 아직 장례하기 전이거나, 시마복(麻服) · 소공복(小功服)의 경우 아직 성복(成服)하기 전에는 참석하지 않는다. (상이 한 집에 있을 경우는 비록 시마라 하더라도 반드시 장례를 치른 뒤에 참석한다)

아동(衙童)을 돌보는 일은 향소가 맡아서 3개월 이내에 알아서 행한다.

향원 중에 나이 70세가 된 자 (80세 90세 된 자도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에 오른 자, 처음으로 벼슬을 얻은 자, 생원·진사에 합격된 자가 있으면 각각 술과 과일을 가지고 공처에 일제히 모여서 축하한다. 복을 입은 자는 참석하지 않는다. 비록 일이 있어 불참하여도 역시 술과 과일을 갖추어 보낸다.

무릇 집회 때에 일이 있어 참석하지 못한 자는 반드시 노복으로 하여금 사유를 갖추어 글을 바치게 한다. 회문을 내어 이유를 내세울 수도 없고 다른 사람을 시켜서 글을 바칠 수도 없다. (여럿 사람이 다 아는 오랜 병으로 참석하지 못한 자는 비록 비 단자를 올리지 않아도 벌을 논하지 않는다)

자녀의 혼사가 있으면 회문을 돌려 각각 쌀 1되씩을 수합하여 보내서 그 비용을 돕는다.

무릇 나이가 70세 이상인 자, 이작자(異爵者: 특이한 벼슬을 한 자) 그리고 학업에 열중하고 있는 자는 다만 봄 가을로 강신할 때와 성주(城主)를 맞이하거나 전별하는 경우 이외의 모든 집회 때에는 임의로 와서 참석한다. 비록 참석하지 않아도 벌은 없다.

향리(鄕吏)들은 세시에 장단자(長單子)를 갖추어향리의 이름을 나열하여 적은 다음 기관(記官)을 차출하여 향원 중에 나이 70세 이상인 사람과 향헌 부헌 · 이작자 그리고 일찌기 향임을 지낸 사람의 집을 두루 돌면서 세배를 한다. 향소의 규검(糾檢)이 세후 닷새 동안에는 나가지 않되, 전의 공장(公狀)은 제외한다.

 

이른바 환난에 서로 구제한다는 것은 다음과 같다.

향원의 네가지 상(喪) (아버지, 어머니, 본인, 아내)에 대해서는 초상 때에는 회문을 돌려서 각각 쌀 한 되씩을 수합하여 그 집에 보내고, 부지(賻紙) 10권을 보내며, 장례 때에는 만약 당사자의 상인 경우엔 유사가 미리 먼저 쌀 한되씩을 수합하고 호찬(壺饌)과 병과(餠果)를 정성껏 갖추어서 장지에 모여 제를 지낸 뒤에 제물은 일하는 사람을 먹인다. (쌀은 동서를 막론하여 모두 수합하고 회전(會奠)의 경우는 동서를 나누어 가서 모인다)

매양 봄 가을 강신 때에 각각 상지(常紙: 지질이 그리 좋지 않은 보통종이) 1권을 거두어 유사가 이를 간직했다가 부지(賻紙)로 삼는다. (나이가 70이상인 자, 이작자, 향소의 현임, 향헌, 부헌, 향소는 부지를 내지 않는다) 만약 수재,화재 또는 도적을 만나 가산이 탕진된 자가 있으면 각각 쌀 한되씩을 수합하여 그집에 보낸다.

일찌기 향임(鄕任)을 지낸 자의 경우는 전례에 의거하여 별도로 그의 상에 부의하되 따로 유사를 정하여 관장케 한다.

일찌기 향헌 부헌을 지낸 자의 경우는, 일찌기 향임을 지낸 사람의 전례에 따라 그의 상에 따로 부의한다.

향원 중에 무고히 형륙(刑戮)을 받게 된 자가 있으면 여럿이 의논해 가지고 관정(官庭)에 서서 단자를 올려 석방을 구한다. 만약 민원(民寃)에 막중한 것이 있을 경우에도 역시 여럿이 의논해가지고 관정에 선다. 유사는 회문을 돌리는 일을 맡고, 향소는 관리와 민간의 풍속을 규검(糾檢)하는 일을 전적으로 관장한다. 만약 향리 서원(書員) 관속들이 함부로 용사하여 민간에 작폐하거나 품관(品官)을 능멸하는 자가 있으면 관에 보고하여 치죄(治罪)한다 치죄할 만한데 치죄하지 않으면 향소에 죄가 있다. 만약 성주가 향소의 말을 믿지 않고 이속과 관속의 죄가 막중할 경우에는 한 고을이 일제히 모여 가지고 관정에 서서 죄를 청한다.

향원으로 가입시킬 만한 사람은 집회때에 천거하여 그에 대한 가부를 통틀어 물어보아서 (전계에 따라 가(可) 자와 부(否) 자를 수합한다.) 가입시킬 만하다고 인정된 연후에 가입을 허락한다. (만약 부(否)자 셋을 만났으면 가입할 수 없다. 이를테면 여러 사람이 다 아는 가입시킬 만한 사람으로서 자신도 가입하기를 원하고 공의(公議)로 써 강제로 가입하게 되는 자의 경우는 가부를 묻지 않는다) 후입례(後入禮)는 제외한다.

무릇 쌀을 수합하여 부의를 하거나 어려움을 구해주는 등의 일에는 그 일이 끝나면 유사는 모름지기 회문 및 답장을 대중이 모인 곳에 올려야한다.

무릇 봄 가을 강신할 때와 축하할 때에는 비록 기악(妓樂)을 쓰되 마주 보고 춤을 추거나 끼고 돌아서는 안된다.

무릇 향리 서원 관원 등이 만약 품관의 앞에서 혹 무례하거나 혹 능욕하면 품관은 단자에 갖추어 적어서 향소에 보낸다. 그러면 소원(所員)들은 죄의 경중을 단체로 논의하여 태벌을 준 다음에 향헌에게 보고한다. 만일 소원 중에 버려두고 죄를 논의하지 않은 자가 있으면 향회 때에 소원을 벌에 처할 것이다.

무릇 유향소원(留鄕所員)의 사장(辭狀)이 이속 등에 관련 있는 죄상(罪狀) 그리고 경재소(京在所)에 보고하는 것, 목민관(牧民官)에게 보고하는 것, 또는 죄를 다스리는데 대한 공사는 소원이 감히 스스로 결단하지 못하니, 향헌에게 품의하여 공사와 보장(報狀)을 작성할 것이다.

향리 중에서 청근리(淸謹吏)를 선발하여 장부에 올려서 선을 권장하고, 상호장(上戶長) · 이방(吏房)은 반드시 청근리로 비망(備望)하여 차정(差定 : 사무를 맡긴다.)한다. 만약 다른 배경으로 이것을 얻은 자가 있으면 행공(行公)을 허락하지 말 것이다.

무릇 향리 서원 관인등의 선악적(善惡籍)과 치부책은 봄 여름 강신 때에 진정(進呈)할 것이며, 향소(鄕所)는 거듭 밝게 살펴 단속할 것이다.

무릇 한 고을 품관의 상사때 수합된 부미(賻米)와 부지(賻紙)등의 물건은 사람을 시켜 수송한 뒤에 그 집의 답장을 있는 그대로 낱낱이 향헌에게 보낸다. 향헌은 이를 뒤에 곧 보고 돌려보내서 향소에 보관하였다가 뒷날 향회 때에 진정할 것이다.

향회에서 약법을 읽음(鄕會讀約法)

차일(遮日) · 포진(鋪陳) · 기명(器皿)등은 모두 향소가 관장하고 유사는 일찍 나아가 배설(排設)함이 옳다.

이미 모인 뒤에는 향헌은 먼저 북쪽 벽에 나아가 남쪽을 향하여 서고 좌수(座首)이하 및 부헌(副憲)은 앞으로 나아가 북쪽을 향하여 재배례(再拜禮)를 행하면 향헌은 답배한다. (만약 좌수 나이가 70일 경우에는 70세 된 사람과 같이 예를 행한다)

예를 마치면 유사는 70세 이상의 존자(尊者)및 이작자를 인도하여 모두 자리에 나아가 동쪽을 향해 서고 향헌례 이하는 서쪽을 향하여 선 다음 상대하여 재배를 행하며, 이 재배가 끝나면 모두 북쪽 벽으로 나아간다.

향헌은 동쪽에 거하고 70세 이상인 존자와 이작자는 서쪽에 있는데 동쪽을 상위로 나아가 모두 북쪽을 향해 서서 (인원이 많으면 겹 줄로 한다) 재배를 하면 향헌 · 존자 · 이작자는 답배를 한다.

이 일이 끝나면 향원은 모두 서쪽 벽으로 나아가서 돌아 남행을 지어서고 향소 · 부헌은 동쪽 벽으로 나아가 나이 순으로 서서 향원과 함께 일시에 재배를 한다.

이 일이 끝나면 서있는 위치에서 그대로 좌정한다.

좌정이 끝나면 부헌은 큰 소리로 약속(約束)를 읽는다.

좌중은 모두 공수하여 자태를 정제하고서 경청한다. 혹은 서로 묻고 강론하기도 한다.

이 의식이 이미 끝남에 만약 상의할 일이 있으면 모두 의논하여 처리한다.

부헌은 들은 바에 따라 선악의 일을 향헌에게 보고하여 논의한다.

향헌 역시 들은 바를 보고한다. 북쪽 벽에 좌정한 향원은 보고할 일이 있으면 조사(曹司: 관직, 계급, 재능 따위의 가장 꼴지)를 불러 말을 전하고 이하의 향원은 모두 친히 스스로 자리에서 나와 고한다.

논의하는 일이 끝나면 이에 술자리를 베푼다.

온 좌중은 감히 떠들거나 체통을 잃는 일이 없을 것이다.

술자리가 파하면 사방 자리에서 일시에 일어나 서로 향하여 재배한 뒤에 엄숙하게 읍하며 차례로 모두 나간다.

향헌이 만약 회에 참석하지 않았으면 70세된 자와 이작자가 먼저 북쪽 벽에 나아가고 향소 · 부헌이 앞에 나아가 북쪽을 향하여 재배하면 70세된 자와 이작자는 답배한다.

나머지 의식은 위와 같다.

 

(이 글은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나온 '율곡전서'를 인용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