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주 향약(海州鄕約)

 

이 향약은 율곡이 42세 때인 1577년(선조 10) 병조참지(兵曹參知)를 사직하고 해주(海州) 석담(石潭)으로 물러나와 있던 중 이 고을 유지들과 의논하여 만든 것인데, 이는 「서원 향약(西原鄕約)」에 비해 내용이 매우 방대하고, 「주자증손여씨향약」에 비해 덕업과 예속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교화의 효률성을 높였으며, 또 수평적 오륜 덕목의 실천 상부상조의 정신이 잘 나타나 있다.

입약 범례(立約凡例)

1. 처음 향약을 설정할 때 규약문을 동지에게 두루 보이고 그 마음을 바로잡고(操心), 몸가짐을 단속하고(檢身), 착함으로 돌아서고(遷善), 허물을 고치기(改過) 위하여 약계(約契)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사람 몇 사람을 선택하여 서원에 모아 놓고 약법(約法)을 의논하여 정한 다음 도약정(都約正), 부약정(副約正) 및 직월(直月: 향약 일을 맡아 보던 직책으로 오늘날의 간사(幹事), 사화(使貨)를 선출한다.

2. 뭇 사람들은 나이와 덕망, 그리고 학술이 있는 한 사람을 추대하여 도약정으로 삼고 학문과 덕행이 있는 사람 두명을 부약정으로 추대한다. 또 약중에서 돌아가며 직월, 사화를 맡는데, 직월은 반드시 노복이 있어 사령(使令)이 가능한 사람으로 삼고 사화는 반드시 서원유생으로 삼는다. 도정 · 부정은 사고 없이는 갈지 않는다. 직월은 매회합마다 번갈아서 갈며,사화는 1년에 한번씩 간다.

3. 세 가지의 장부를 두어 무릇 입약(入約)을 원하는 자를 하나의 장부에 적고, 덕업이 볼 만한 자를 또 하나의 장부에 적고, 바로잡을 과실이 있는 자를 또 하나의 장부에 적어 직월이 관장하였다가 매번 모임에 약정에게 알려서 각각 그 차례를 매긴다.

4. 처음 입약할 때 서원에 모여서 (예를 행하는 의식은 뒤에 보인다) 선성(先聖) · 선사(先師)의 지방(紙榜)을 설치하고 분향(焚香) 재배를 하고 나서 직월이 맹세를 고하는 글을 가지고 (이 글은 미리 엮어서 동약인에게 두루 보인다) 도약정의 왼쪽에 꿇어 앉고 도약정 및 자리에 있는 자가 모두 꿇어 앉으며 직월이 고문(告文)을 다 읽으면 약정(도약정은 말을 줄여 약정이라 일컫는데, 뒤에는 모두 이렇게 쓴다) 및 자리에 있는 자가 모두 재배를 한다.

이를테면 추후로 약(約)에 참여하는 자일지라도 역시 회합 때에 선성 · 선사에게 예를 마치고 나서 초입자(初入者)는 양계단 사이의 서쪽에 꿇어 앉고 직월은 또 고문을 지니고 (글은 역시 미리 엮는다) 그 왼쪽에 끓어앉아 읽는다. (약정 이하 및 자리에 앉아 있는 자는 꿇어앉지 않는다) 읽기를 마치면 초입자는 재배를 한다. (그 밖의 자리에 앉는 자는 절하지 않는다)

5. 무릇 뒤를 따라 입약을 원하는 자에게는 반드시 미리 약문을 보여 몇달 동안 헤아려 보아 스스로의 판단에 반드시 처음부터 끝까지 힘써 행할 수 있다고 판단한 뒤에야 가입을 청하게 한다.

가입을 청하는 자는 반드시 단자(單子)를 갖추어 참여하기를 원하는 뜻을 개전하여 회합시에 사람을 시켜 약정에게 올리며 약정은 뭇사람들에게 물어보아서 허락할 만하다고 한 뒤에야 답장을 띄워 다음 회합에 참여하도록 한다.

만약 서로 알되, 익히 알지 못하는 사람이거나 먼저 조심(操心) 검신(檢身)을 하지 않는 자가 입약을 원한다면 반드시 약문을 등사에 익히 읽어서 그 뜻을 해득하여 약문에 보인대로 1, 2년 동안 몸을 다스려서 선을 행하고 허물을 고친 것을 여러사람이 분명히 알 때까지 기다린 뒤에야 신청하게 한다.

6. 동약한 사람은 한달 건너 초하룻날마다 한번씩 모이니 곧 1월, 3월, 5월, 7월, 9월, 11월의 초하룻날이다. 초하룻날에 유고하면 기일을 미리 정하되 초순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만약 약원이 먼 곳에 살면 한 해에 한 두 번씩 모이고 만약 기타 경조(慶弔)의 모임이라면 임시로 날을 잡는다.

7. 무릇 집회할 때 병이 있어 참석하지 못한다면 반드시 사유를 갖추어 단자를 만들어 그날 이른 아침에 자제로 하여금(자제가 없으면 똑똑한 종을 시킨다) 직월에게 올리게 하여 제위에게 돌려 보인다. 여기서 만약 고의적인 핑계로 빠진 것이 분명하면 약정에게 보고하여 규약을 범한 죄로 논하고 만약 먼 곳에 사는 자라면 꼭 단자를 올리지 않아도 된다.

8. 무릇 선악의 장부는 모두 약(約)에 참여한 뒤부터 기록하고, 참약하기 전에는 비록 잘못이 있었더라도 모두 말소를 허락하고 다시 논하지 않으며, 반드시 예전 그대로 고치지 않는 뒤에야 이내 장부를 기록한다.

악적(惡籍)은 허물을 고친 것을 분명히 안 뒤에야 집회 때에 모두 의논하여 지워 버리고, 선적(善籍)은 비록 허물이 있더라도 지우지 않으며, 반드시 부모에게 불효하거나, 형제간에 우애하지 않거나 음간(淫姦)으로 금령(禁令)을 범하거나 장오(臟汚: 옳지 않게 재물을 취함)로 몸을 욕되게 하는 등의 크게 윤리에 어긋나는 행위가 있은 뒤에야 선적에서 지우고 약에서 쫓아낸다.

9. 직월이 만약 동약에서 선악의 행위를 들으면, 세밀히 물어서 그 사실을 알아내어 자기 나름대로 장부에 기록해 두었다가 모이는 날 뭇사람에게 보고한다. 만약 직월이 알고서 보고하지 않으면 약정 · 부정이 그 까닭을 힐책하고 약을 범한 죄로 논하며, 약원이 허물을 범하여 지워지지 않은 것이 세번이 되도록 끝내 고치지 않으면 여러사람이 의논하여 약에서 쫓아내되, 약에서 축출된 자가 마음으로 뉘우치고 고치면 다시 들어오도록 허락을 한다.(처음에 들어오는 예와 같다)

10. 처음 입약(入約)할 때 약에 참여한 사람은 각각 면포(布) 마포(魔布) 한 필씩과 쌀 한 말씩을내어 사화(司貨)에게 위탁하여 서원에 간직해 두고, 근간(謹幹)한 제직(齊直)을 선발하여 그 출납을 관장했다가 뒷날 경조 구휼(救恤)의 자원을 삼게 한다.

또한 매년 11월 회합 때에 동약은 각각 쌀 한말씩을 내어 사화(司貨)에게 맡기면 사화는 이를 감수하여 간직해 두고 용도를 이어 나가는데, 만약 쓰고 남으면 민간에게 꾸어 주되12) 그 이식을 10분의 2를 받아서 마치 사창(社倉)의 법과 같이 하고, 만약 쓰고 부족하면 도약과 모두 상의하여 적절하게 출자를 더하여 보충한다.

베(布)인 경우는 거두어 들인 것을 이식을 놓지 말고 용도가 다하려 하면 또 각각 1필(疋)씩을 내어서 용도에 충당하는데, 만약 쌀의 저축이 점점 많아지면 베로 바꾸어서 저축할 수도 있으나, 만약 해가 오래되어 저축이 점점 여유있게 되면, 물자를 거둘 일이 있을 때 동약에게 거두어들이지 아니하고 사화가 소장한 것으로 쓸 수도 있다. 추후로 약에 들어온 자도 처음에 세운 약예(約例)에 의거하여 쌀과 베를 내게 한다.

11. 무릇 경사스런 일에 기증할 일이 있으면 예의 크고 적음에 따라 예물의 다소를 정하는데, 많으면 면포 5필, 쌀 10말을 하고, 그 다음은 면포 3필, 쌀 5말로 하며, 적으면 면포 1필, 쌀 3말로 한다.

이를테면 급제와 같은 경우가 대례(大禮)이고 진사 생원이 그 다음이며, 그 밖에는 아들의 관례, 처음하는 벼슬, 승진하는 따위가 소례(小禮)이다. 만약 혼례인 경우에는 면포 3필, 쌀 5말로써 돕는다.

12. 무릇 상사(喪事)에는 부의가 있고 일을 돕는 것이 있는데, 물건으로 부족할 때에는 만약 약원의 상(喪)이라면 초상에는 사화가 약정에게 고하며 마포 3필을 보내고 동약은 각각 쌀 5되 빈 가마니 세잎을 내어 치상(治喪)을 돕는다. 또한 제물을 보낼 때에는 사화가 소장한 면포 5필, 쌀 10말과 부장(賻狀)을 갖추어 함께 드린다. 장사를 지낼 때에는 각각 장노(壯奴: 건장한 종) 1명을 보내되 사흘 동안 먹을 식량을 싸가지고 가서 일을 돕게 한다.

만약 동약의 부모의 상이라면 초상에 마포 2필을 보내고 동약은 각각 쌀 3되, 빈가마니 세잎씩을 내며 다음으로 면포 3필과 쌀 5말을 부조한다. 장례에 임해서는 각각 장노 1명을 보내되, 이틀 먹을 식량을 싸가지고 가서 일을 돕게 한다.

만약 처자의 상이라면 (아들이 10세 미만이면 조문은 하되 부의는 하지 않는다) 초상에는 마포(마포) 1필을 보내고 동약은 각각 쌀 1되, 빈가마니 1잎씩을 내며, 다음으로 면포 1필, 쌀 3말을 보조한다. 장사를 지낼 때에는 각각 장노 1명을 보내되, 하루먹을 양식을 싸가지고 가서 일올 돕게 한다.

13. 대개 실화(失火)로 그 집을 태운 경우에는 동약이 같이 의논하여 이엉 각각 세 마람씩, 재목은 각각 두 개씩을 모으고 또 장정 한 명씩을 보내는데, 3일 동안 먹을 식량을 싸가지고 가서 집짓는 일을 돕게 한다.

14. 동약인의 상에 제물을 보낼 때에는 동약이 각각 쌀3되씩 내어 술, 반찬, 떡, 과일을 마련하는데, 모름지기 기일 이전에 미리 모아야 한다.

15. 동약원이 한 고을에서 살지 아니하면 모든 경조에 친히 가지 아니하고 다만 글을 갖추어 동약이 연명하여 사람을 보내는데, 이를테면 급제인 경우에는 주는 물품은 면포 5필, 생원 진사인 경우에는 면포 3필로 하고 그 나머지 소소한 경사에는 글만을 보낼 뿐 기증하는 물품은 없다. 보낼 물건이 있으면 심부름하는 사람에게 맡기고 만약 보낼 사람이 없으면 반드시 믿을 만한 자를 고용하여 품값을 주어 보낸다. 보낼 물건이 없으면 글은 남의 편에 전하여 보낸다.

만약 사상(死喪)에도 친히 가지 못하면 다만 부조할 물건과 동약이 연명한 조장(弔狀)을 갖추어 보내는데, 동약이 당사자의 상이라면 부조로 면포 5필, 마포 3필을 보내고, 부모의 상이라면 부조로 면포 3필, 마포 2필을 보내며, 처자의 상이라면 부조로 면포, 마포 각각 1필을 보낸다. 당사자의 상에는 반드시 약중에서 어린 자를 보내되 전드릴 제물을 싸가지고 가서 제를 지내게 하는데, 그 제물은 동약이 각각 쌀 3되를 내어 보낼 제물을 마련하여 보내고, 그 나머지 구휼 등의 일은 다 힘이 닿을 수 없다. (힘이 닿을 수 있으면 혹 도모해도 좋다)

16. 동약 가운데 다른 고을에 사는 자가 약중의 길흉의 소식을 들으면 다만 글을 써서 경조하되 인편에 부치는 것은 각각 그 정세에 따른다. 허나 약원 당사자의 상에 만약 뭇사람을 따라 같이 제물을 보내지 못했으면 반드시 스스로 전드릴 제물을 갖추어 제를 지내야 한다. 장례가 끝난 뒤라면 묘에 가서 하되, 반드시 제문은 갖춘다. 그 나머지 구휼하는 등속의 일은 힘이 미칠 수 있는 바가 아니다.(힘이 닿을 수 있다면 도모해도 좋다)

17. 동약 가운데 다른 고을에 사느 자는 매년 쌀말을 내기 어려우니, 다만 3년에 면포 1필을 내거나, 또는 3년에 마포 1필을 내되 번갈아 내는 것을 상례로 한다. 그 나머지 불시에 물품을 모으는 등의 일이라면 다 참여할 수는 없다.

18. 무릇 약중의 집회에서 물품을 수집하거나 공역을 돕는 등의 일은 모두 직월이 관장한다. 무릇 집회를 열려면 직월은 약정이나 존자(尊者)의 집에 모두 친히 나아가 연고를 물은 연후에야 (여기서 이른바 존자는 직월의 나이를 따지는 것인데, 뒤에도 마찬가지이다) 부정(副正)에게 통고하여(부정이 직월보다 어른이라면 역시 친히 나아가야 한다. 뒤에도 마찬가지다) 한 곳에 모여 그 기일을 정하고 회문(回文)을 내어 통고한다. 물론 부정, 직월이 같이 서명한다.(약정은 서명하지 않는다)

약원이 부정보다 나이가 많은 자라면 회문으로 쓰지 않으며, 약정도 또한 회문으로 쓰지 않고 직월이 친히 나아가 기일을 알려야 한다. 약원 대개가 무고(제사가 끼지 않음)하다면 두세 사람이 유고하더라도 모일 수 있다.

만약 경조간의 부조에는 정해진 수가 있는 것인즉 직월이 사화에게 통고하고 예에 의거하여 단자(單子)를 갖추어 직월 · 사화가 먼저 서명한 뒤 부정의 서명을 받는다. 서명이 끝나면 직월은 그것을 가지고 약정의 집에 가서 서명을 받아 사화소(司貨所)에 소장하고 있는 쌀과 베를 보낸다. 만약 추가하여 보낼 것이 있으면 직월과 사화는 모름지기 부정과 함께 약정의 집에 가 상의하여 의론이 정해진 뒤에 비로소 단자를 갖추어 아래로부터 차례로 서명한다.

만약 회문으로써 물품을 거두되 그 수량이 전에 정해진 것이라면 직월이 상례에 따라 회문을 쓴다. 만약 일이 급한 것이라면 회문을 두 벌을 써서 동서로 나누어 수합하는데, 직월이 먼저 서명하고 나서 부정의 서명을 받는다. 서명이 끝나면 이내 약정의 집에 나아가서 서명을 받는다. 이 회문에는 비록 어른이라 하더라도 모두 서명한다.

만약 물품을 거두어야 하거나 그 수량이 정해지지 않은 것이라면 직월이 반드시 부정과 함께 약정의 집에 나아가 의론하여 그 수를 정한 뒤에 회문을 내야한다. 약정 또한 스스로 정하기가 곤란하면 집회 때에 뭇 사람에게 물어서 의논을 결정하되, 만약 일이 급한 것이라면 직월로 하여금 약중(約中)의 어른 다섯 명에게 품의한 다음 잘 참작하여 의론을 정하게 한다.

만약 일을 감독하려면 직월은 일하는 곳을 떠나지 아니하고 그 태만을 점검하되 나오지 않는 자는 장부에 기록한다. 무릇 공역을 도울 때에도 역시 회문을 내되, 위의 예와 같이하여 한때에 일을 돕게 할 것이며, 먼저 나오고 나중 나오게 하여서는 아니된다. 이같은 일을 직월이 법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부정이 바로잡고 부정이 바로잡지 못하면 또한 규약을 범한 것으로써 논죄하여야 한다.

증손여씨향약문(增損呂氏鄕約文)

대체로「여씨향약(呂氏鄕約)」을 모방하였으나 절목(節目)은 많이 다르다.

대개 향약은 네 가지로서, 첫째는 덕업을 서로 권하는 것이고, 둘째는 과실(過失)을 서로 바로잡아주는 것이며, 셋째는 예속으로 서로 사귀는 것이고, 넷째는 환난을 서로 구제하는 것이다.

덕업을 서로 권하는 일(德業相勸)

덕(德)이란 부모에게는 효도하고, 국가에는 충성하고, 형제간에는 우애하고, 어른에게는 공경하며, 도(道)로 몸을 다스리고, 예(禮)로 가정을 올바르게 다스리며, 말은 반드시 충성스럽고 믿음직스럽게 하고, 행동은 반드시 돈독하고 공경스럽게 하며, 분노와 욕심을 억누르고, 성색(聲色)을 멀리 하며, 선을 보면 반드시 행하고, 허물을 들으면 반드시 고치며, 제사에는 정성을 다하고, 초상(初喪)에는 슬픔을 다하며, 종족과 화목하며 이웃과 사귀고, 친구를 가려 어진이를 가까이 하며, 바른 도로 자식을 가르치고, 근엄한 법으로 아랫사람을 다스리며, 가난할 때에도 청렴한 지조를 지키고, 부유해져도 예로 사양함을 좋아하는 따위를 이르는 것이다.

업(業)이란 글을 읽고 이치를 연구하며, 예(禮)를 익히고 수(數)를 밝히며, 집안을 엄숙하게 다스리고, 과정(課程)을 신중히 하며, 살림살이를 구차스럽게 하지 않고, 남을 구제하되 인(仁)을 행하며, 약속한 것을 실천하고, 남의 부탁을 들어주며, 환난을 구제하고, 널리 은혜를 베풀며, 남에게 선을 하도록 인도하고, 남의 잘못을 바로 잡아주며, 남을 위하여 일을 도모하고, 대중을 위하여 일을 성사시키며, 서로 싸우는 것을 화해시키고, 옳고 그른 것을 판결하며, 이로운 것을 일으켜 해로운 것을 제거하고, 관직에 있어서는 책임을 완수하며, 법령을 두려워하고, 세금을 포탈하지 않는 따위를 말하는 것이다.

위와 같은 덕업을 동약원 각자가 정진 수양하고 서로 권면하여야 한다. 집회하는 날에 잘 실행한 자를 서로 추천하여 문서에 기록하여 실행하지 못한 자를 경계하는 것이다.

위의 덕업(德業)이 훌륭한 자와 약중(約中)에서 이행하지 못한 자는 동약이 들은 대로 당연히 도정(都正) · 부정(副正) 및 직월(直月)에게 보고할 것이다.

과실(過失)을 서로 바로잡아주는 일(過失相規)

과실이란 의(義)를 범하는 허물 여섯 가지를 말한다.

1. 희락(嬉樂)과 유희(遊戱)에 절제가 없는 것으로, 멋대로 술을 마시고 함부로 떠들거나, 음란한 창녀를 가까이 하거나, 바둑과 장기에 빠지는 것을 말하는 것이니, 무릇 범람한 생활로 학문을 폐하는 일은 모두 이에 해당한다.

2. 분쟁(分爭)과 투송(鬪訟)을 일삼는 것으로, 조그만 일로 다투어 걸핏하면 분노하거나 혹 욕하고 때리거나 혹은 관청에 송사를 제기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니, 그만둘 일을 그만두지 않는 유이다.
 만약 실지로 원통함과 억울함이 있어 관청에 하소연하는 것은 이런 유가 아니다.

3. 법도에 위배되는 행동을 많이 하는 것으로, 몸가짐을 조심스럽게 하지 않고 몸단속을 해이하게 하여 연세 높은 이와 덕이 높은 어른을 업신여기거나 혹은 장단(長短)을 가려 사람을 대하며, 세도를 믿고 남을 깔보거나 혹은 자신은 높게 여기고 남은 낮추어 보며, 가정을 다스림에 법도가 없어서 부부(夫婦)가 지나치게 가까워 무람없거나, 혹은 지나치게 박대하거나, 잘못을 알고도 허물을 고치지 아니하고 간언(諫言)을 듣고도 더욱 심하게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니, 무릇 예에 벗어나고 법을 어기는 여러 가지 악은 모두 이에 해당한다.
 향약에 참여한 자가 향약에 참여하지 않은 자를 경시하는 것도 자신은 높게 여기고 남은 낮추어 보는 것이다.

4. 말을 충성스럽고 신의 있게 하지 않는 것으로, 발언을 실(實)없게 하여 남을 속이며, 단점은 감싸고 과실(過失)을 감추어 남이 바로잡아주는 것을 미워하거나 남몰래 직월에게 부탁하여 과실을 기록하지 말라고 요청하며, 희롱하는 말로 남을 조롱하여 모욕하거나 악한 자를 편들어 말을 꾸며 감싸 덮어주며, 남을 위하여 일을 도모하다가 도리어 일을 망치거나 남과 함께 약속하고서도 물러나서는 식언을 하며, 헛소문을 함부로 퍼뜨려 뭇사람들의 귀를 의혹되게 하거나, 없는 일을 거짓 꾸며 잘못이 있는 것처럼 하거나, 작은 것을 크게 만들며 면전에서는 옳다 하고 돌아서서는 그르다 하며, 혹은 남을 조롱하여 읊는 글을 짓거나 남의 숨겨져 있는 비밀을 들춰내며, 자신은 취할 만한 좋은 점이 없으면서 남의 옛 과실을 말하기 좋아함을 이르는 것이니 모든 말의 허물은 다 이에 해당한다.

5. 지나치게 자신의 이익 만을 꾀하는 것으로, 교역하면서 남에겐 손해를 끼치고 자신은 이롭게 하여 오로지 진취하는 데에만 힘을 쓰고 다른 일은 마음에 두지 않으며, 남의 재물을 구하기를 좋아하여 촌사람이나 산사(山寺)의 중을 못살게 괴롭히며, 남의 부탁을 받고서도 속이고 숨기는 일이 있거나 혹은 남의 뇌물을 받고서 관사(官司)에 청탁하기도 하며, 관직에 있으면서 청렴결백하지 못한 것을 이르는 것이니, 무릇 자신의 이익만을 꾀하는 일이 모두 이에 해당한다.

6. 이단을 물리치지 않는 것으로, 온 집안이 음사(淫祀)를 숭상하는데도 금지하지 않으며, 술가(術家)의 풍수설에 유혹되어 선대의 묘를 함부로 이장하거나 또는 기간이 지나도 장사지내지 않거나, 또는 종기나 마마로 인하여 제사를 폐하는 것을 이르니 무릇 좌도(左道)13)의 일을 물리치지 않는 것이다.
 한 가정에서 만약 좌도를 물리치지 않는 부모가 있으면, 자식은 당연히 간하여 만류해야 한다. 만약 완강히 듣지 않으면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이와 같은 유는 자식의 허물이 아니다.

규약을 위반하는 과실은 네 가지이다.

첫째는 덕업을 서로 권하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잘못을 서로 바로잡아주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예속을 서로 이루어 주지 않는 것이고, 넷째는 환난에 서로 도와주지 않는 것이다.

덕업을 닦지 못한 과실은 다섯 가지이다.

첫째는 마땅치 않은 사람과 사귀는 것이다. 사대부(士大夫)나 서인을 제한하지 않음을 이르는 것이니, 무릇 홍악사고 간사한 자와 하는 일 없이 게으르고 행실이 없어 뭇사람들이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 사람과 자기는 함께 놀아 친밀하게 지내면 마땅치 않은 사람과 사귐이 되는 것이다. 만약 부득이한 일 때문에 잠시 갔다온 것은 이 부류가 아니다.

둘째는, 허랑하게 놀면서 학업을 게을리하는 것으로 까닭없이 나들이가고 남의 집을 찾아가는 것과 단지 한가롭고 편한 것만 힘쓰며 학문을 좋아하지 아니하고, 할 일은 돌보지 아니하며 가사를 다스리지 아니하며 집안이 깨끗하지 않은 부류를 이른다.

셋째는, 동작에 위의가 없는 것으로 나아가고 물러나는데 경솔하여 공손하지 못하고, 걸음걸이가 차분하지 못한 것과 손을 휘젓고 팔을 흔들며 발을 들고 기대거나 비스듬히 걸터앉으며, 의관(衣冠)을 지나치게 호화롭게 장식하거나 전혀 가다듬지 않으며 띠를 띠지 않고 남을 만나기도 하며, 말을 경솔하고 잡되게 하며, 절도 없이 떠들고 웃는 것과 말을 해야할 때는 하지 않고, 말을 하지 않아야 할 때에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니, 무릇 위의와 응대하는 말이 예에 맞지 않는 것이 모두 이에 해당한다.

넷째는, 일에 임하여 정성스럽게 하지 않는 것으로, 주관하는 일을 폐하거나 잊어서 정한 시기보다 늦거나, 핑계를 대고 모이지 않는 일과 세금을 포탈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니, 모든 일에 임하여 태만한 것이 모두 이에 해당한다.

다섯째, 씀씀이를 아끼지 않는 것이다. 재력을 헤아리지 아니하고 지나치게 많이 소비하여 함부로 술과 안주를 차려서 가난한 분수를 지키지 않거나 정당하지 않는 방법으로 재물을 구하는 것을 말한다.

이상 조건의 과실은 동약자들이 각자 스스로 성찰하여 서로 경계하되 작은 것은 남몰래 경계하고 큰 것은 여러 사람이 경계해야 한다. 또 도정, 부정, 직월에게 보고하여 경계하도록 한다.

그래도 듣지 않으면 집회하는 날 직월이 약정에게 보고하여 의리로써 가르치고 타일러서 사과하고 고치기를 청하거든 문서에 기록하여 기다려보고, 만약 따지면서 복종하지 않은 자나 끝내 고치지 않는 자는 모두 향약에서 탈퇴할 것을 허가한다.

무릇 동약자의 과실을 듣거든 당연히 즉시 경계해야 한다, 또 약정과 직월에게 보고하고 숨겨주거나 덮어주어서는 안될 것이며, 만약 말하지 않으면 선을 권면하는 도리가 아니다.

예속으로 서로 사귀는 일(禮俗相交)

예속으로 서로 사귀는 일은 네 가지가 있다.

1. 존자(尊者)와 유자(幼者)사이의 동아리(輩)는 모두 5등급이다.

첫째는 존자(尊者)이니, 자기보다 20세 이상의 연장자로 아버지와 같은 연배인 사람을 말한다. 만약 사제 사이라면 나이가 높지 않더라도 당연히 존자로 대우하여야 한다.

둘째는 장자(長者)이니, 자기보다 10세 이상의 연장자로 형의 연배인 사람을 말한다. 만약 장자가 혹 아버지와 친구이거나 동네어른으로, 어릴 적부터 공경하던 사람이거나 혹은 덕망과 지위가 있어 존경할 만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존자로 대우해야 한다.

셋째는 적자(敵者: 맞상대)이니 자신과의 나이 차이가 위아래로 10세 미만인 자를 말한다. 연장자는 약간 어른이 되고 연소자는 약간 젊은이가 된다.

넷째는 소자(少者)이니, 자기보다 10세 이하의 젊은이를 말한다.

다섯째는 유자(幼者)이니, 자기보다 20세 이하의 젊은이를 말한다. 나이는 비록 어리더라도 덕망과 지위가 있어 존경할 만한 사람이라면, 존장(尊長)이 마땅히 대등한 예를 행하게 하여 대하기를 적자와 같게 해야 한다.

2. 찾아가 뵙고 절하는 데는 세 조목이 있다.

첫째는 유자(幼者)가 존자에 설날 세배하는 일(정월 초하룻날 찾아 뵙고 절(세배)하는 것이니, 만약 그날 무슨 연고 있으면 마땅히 이튿날이나 사흗날 세배해야 한다. 사흘을 넘기면 안된다) 과 하직을 아뢰는 일(먼 길 떠날 때 하직을 아룀) 과 다녀와서 찾아 뵙는 일, (먼 길 다녀와서 찾아 뵙는다) 축하 드리는 일, (경사가 있으면 가서 축하드림) 고맙다고 인사드리는 일이니,(만약 찾아왔거나 물건을 보내온 경우에는 몸소 사례한다. 만약 보낸 물건이 하찮은 것이라면 다만 마땅히 편지를 갖추어 사례하고 꼭 몸소 가지 않아도 된다) 모두가 예로써 뵙는 일이다.

모두 명함(名銜)을 갖추고 단령(團領)14)을 입고 띠를 띠며 목화(木靴)를 신어야 한다. 만약 병이 있으면 글을 띄워 의사를 전달하고 비나 눈이 오면 다음 날에 간다.

이밖에 안부를 묻거나 의심나는 일을 묻거나 일에 대해 사뢰거나 부름을 받고 나아가는 것은 모두 평상시에 찾아 뵙는 것(燕見)이다.

홑옷 · 겹옷 · 동옷 직령(直領)15)과 목화나 가죽 신 중 아무거나 다 입고 신을 수 있다.

존자는 찾아뵙는 인사는 받아도 찾아가서 답례하지는 않는다.

경사가 있으면 글을 보내어 축하한다.

소자가 장자에게는 다만 세배나 하례 · 사례 뿐이니 (다만 내방(來訪)만 하는 경우에는 몸소 사례하고 만약 보내온 물건이 있으면 글을 갖추어 사례한다) 이것은 예로써 뵙는 것이다.

명함을 갖추고 단령을 입되, 더러는 붉은 직령과 목화를 신는다.

만약 평상시에 뵐 적에는 입고 있는 복장으로 하되, 다만 사복을 입고 뵈어서는 안된다. (사복은 직령이 아닌 옷을 말한다) 장자가 세배를 받았으면 명함을 갖추어 친히 가서 답례하되, 세배하러 왔던 사람의 복장과 똑같이 입는다. 만약 하례나 사례인 경우에는 자제에게 자신의 명함을 갖추어 대신 답례하도록 한다.

소자의 집에 경사가 있으면 장자도 역시 당연히 하례해야 하는데, 붉은 직령을 입는다.

무릇 적자 세배와 하례 · 사례에 (선물을 보내왔으면 글로써 사례한다) 서로 가고 오고 한다. 세배 (명함을 갖춘다)나 하례에는 붉은 직령을 입고, 사례에는 입고 있는 옷 그대로 한다.

무릇 존자와 장자가 혹 소자 유자의 집에 찾아갈 경우 만약 사례에 답하는 일이 아니라면 입고 있는 옷그대로 한다.

둘째는 유자가 존자를 뵐 경우 문 밖에서 말에서 내리고 바깥 채(外次)에서 기다리면서 이름을 통고한다.

무릇 존장의 집에 가서는 문에 도착하여 반드시 주인이 식사를 했는가, 다른 손님이 있는가, 다른 일이 있는가를 물어서 (하고 있는 일이 있는가 묻는다) 방해됨이 없는가를 헤아리고 나서 (손님이 있더라도 서로 보는데 방해가 안되면 이름을 통고한다) 명함을 보이게 하고 방해 됨이 있으면 우선 물러나서 기다린다. 만약 적자 이하의 집에 가서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주인이 (곧 존자이다. 뒤의 경우도 같다) 장명자(將命者)16)에게 먼저 나가서 손님을 맞이하게 하고, 손님이 들어오면 주인은 당(堂) 위에 서서 기다렸다가, 손님에게 읍을 하면서 당에 오르게 한다. 만약 예로 뵙는 것이면 재배한 뒤에 앉고 평상시 뵙는 것이면 한 번 절한다.

유자가 절을 하면 주인은 꿇어 앉아 약간 머리를 숙인다. 만약 주인의 나이와 덕이 아주 높으면 손님은 굳이 절 받기만을 청한다. 주인이 허락하면 서서 명을 받고, 주인이 앉으라고 명하면 다시 업드렸다 일어난〔俯伏興〕뒤에 앉는다.

물러나면 주인이 일어나 당 위에서 전송하여, 손님은 절을 하고 물러가되 대문을 나와서 말을 탄다.

만약 주인이 손님보다 나이와 덕망이 훨씬 높아 평상시에 절을 드렸던 사람이라면 주인은 반드시 일어나지 않아도 된다. 대체로 손님이 주인을 뵐 적에 별로 아뢸 일이 없는데다 주인이 말을 끝맺고 다시 말을 꺼내지 않으면 물러가겠다고 아뢴다. 주인이 피로한 기색이 있거나 한창 일을 하면서 기다리는 사람이 있으면, 모두 물러갈 것을 고하는 것이 옳다. 만약 주인이 대접할 음식이 있어 손님을 머물도록 청하면 사양을 하고 도로 앉는다. 아래로 적자 이하의 사람에게도 모두 이와 같이 한다.

소자가 장자의 집에 이르러서도 문 밖에서 내려 이름을 통고한다. 주인이 장명자를 시켜 나가서 손님을 맞이하게 한다. 손님이 들어오면 주인은 계단에서 내려오고 손님은 앞으로 나아가는데 주인이 읍하면 당에 오른다. 만약 예로 뵙는 일이라면 두 번 절을 하되 평상적인 방문이라면 그저 공손하게 읍만한다.

소자가 절을 하면 주인은 꿇어앉아 반절로 답한다.

물러가려면 주인이 계단 아래서 전송하는데, 손님은 공손히 읍을 하고 물러나서 또한 문을 나와서 말에 오른다.

만약 존자, 장자이 집에서 소자, 유자가 동시에 여현(旅見)17)할 경우에는 소자가 먼저 한 줄로 여배(旅拜)18)한다. (예로 뵙는 것이 아니면 여럿이 읍만 한다.) 그런 뒤에 유자도 역시 한 줄로 여배한다. 대체로 여현할 경우는 잇달아 나아가서 절할 수 없으나, 꼭 모든 사람들이 위치를 잡아 열을 이루기를 기다려서 여배한다.

무릇 적자를 방문할 적에도 역시 문밖에서 말에서 내려 사람을 시켜 이름을 통하고, 문 안에서 기다리다가 주인이 중문에 나와 맞이하면 서로 읍을 한 다음 길을 나누어서 나아간다. 문마다 손님에게 먼저 들어가기를 양보하면 손님이 굳이 사양하고 나서야 주인이 먼저 들어간다. 계단에 이르러서도 역시 먼저 오를 것을 사양하면 손님이 굳이 사양하고 나서야 주인은 먼저 동계(東階)로 오르고, 손님은 서계(西階)로 오른다. 만약 예로 방문하는 경우에는 주인과 손님이 서로 마주보고 두 번 절을 하며, 평상적인 방문이며 그저 읍만 하고 자리에 앉는다.

손님이 만약 여현할 경우에는 모든 사람이 다 당에 올라와 열을 이루기를 기다리고 난 뒤에 주인과 함께 예를 행한다. 적자 · 소자 · 유자가 동시에 여현할 경우는 먼저 적자와 예를 행하고, 다음에 소자에게 나아가 예를 행하며 그 다음에 유자에게 나아가 예를 행한다.

물러갈 적에는 주인이 중문에 나와 읍을 하고 전송한다.

손님이 만약 걸어가면〔徒行〕주인이 대문에 나와서 읍을 하고 전송한다.

장자가 소자의 집에 이르러서는 먼저 사람을 보내어 이름을 통고하면 주인이 의관을 갖추고 (만약 예로 뵙는 경우에는 단령이나 홍직령을 입는다.) 기다리다가 손님이 당도하여 말에서 내리면 주인이 달려 나가 맞이하면서 읍을 하고 인도하여 들어와서 당에 오른다. 전의 방문에 대하여 답례를 한 것이면 두 번 절하여 사양하고 물러가면 중문에 나가서 읍하고 말에 오르기를 청한다. 손님이 굳이 들어가기를 청하면 주인은 읍하고 몸을 돌려 몇 걸음 가다가 서서 손님이 말에 오르고 난 뒤에 들어간다.

손님이 만약 도보로 왔으면 대문밖에 나가서 맞이하고, 전송하는 것도 그와 같이 한다.

존자가 유자의 집에 당도할 경우에는 먼저 사람을 보내어 미리 통고한다. 주인은 의관(衣冠)을 갖추고 (만약 경사로 인한 것이거나 혹은 사례에 답례하는 경우라면 예로 방문하는 것이니 당연히 단령을 입어야 한다.) 중문에 나가서 기다린다.

손님이 문에 당도하면 약간 피하여 기다리다가 손님이 말에서 내리거든 나아가 맞이하여 절하고 인도하여 들어와 당에 오르게 한다. 비록 평상적인 방문이라 하더라도 재배의 예를 드릴 것을 청하되, (예로 방문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재배한다.) 손님이 말리면 그만둔다. 물러갈 적에는 대문에까지 나가서 전송하되, 손님이 들어가기를 청하면 절을 하고 몸을 돌려 몇 걸음 가다가 돌아서서 손님이 말에 오르기를 기다려 그런 뒤에 문밖에 나가 바라보다가 손님이 백여걸음을 간뒤에 들어온다.

손님이 만약 도보로 왔으면 대문 밖에서 절하여 맞이하고 전송할 적에도 그와 같이 하여 그대로 그를 따르되, 읍하면서 말리면 멈추고, 그가 멀리 간 것을 바라보고 나서야 들어온다. 무릇 존자를 뵐 적에는 반드시 절을 하고 장자를 빌 적에는 반드시 공손히 읍하여야 한다. 존자나 장자를 모시고 앉았을 적에 손님이 당도할 경우, 존자나 장자가 일어나지 않으면 자신도 일어나지 않는다.

무릇 존자나 장자를 모시고 앉았을 적에 적자 이하의 사람이 당도할 경우는 주인은 (존자나 장자를 모신 주인) 당에서 내려가지 않고 사람을 시켜 어떤 손님이 있어서 나가 맞이하지 못한다고 통고한다. 손님이 들어와 당에 오르면 주인이 비로소 일어난다. 손님이 먼저 주인과 더불어 예를 행하고 나서 존자나 장자에게 절을 한다. 만약 사장(師長: 스승으로 모시는 어른) 및 달존(達尊)19)으로 아주 높은 분을 모셨으면 적자 이하가 방문했을 적에 사장이나 달존이 일어나지 않으면 좌석에 있는 사람은 비록 주인이더라도 감히 일어나지 못한다. 손님이 들어와 당에 올라서 먼저 사장이나 달존에게 절을 한 뒤에 좌석에 나아가 부복(俯伏)하여 예를 하고 앉으면 좌석에 있는 사람도 다만 부복하여 서로 만나는 예를 한다.

셋째는 길에서 존자나 장자를 만났을 경우, 모두 도보였으면 달려나아가 절을 한다. 존자가 말을 걸어오면 대답하고 그렇지 않으면 절하고 물러나 길가에 서서 존자가 멀리 지나가기를 기다렸다가 간다. 만약 모두 말을 타고 있으면 반드시 회피하되, 만약 회피하지 못할 것 같으면 말에서 내려 기다린다. 존자가 굳이 말타기를 청하면 말을 타고 부복하여 존자가 수십보(數十步) 정도 지나기를 기다린 뒤에 간다.

무릇 길에서 장자를 만났을 경우, 모두 도보였다면 달려 나아가 공손히 읍을 한다. 말을 걸지 않으면 읍하고 물러나 길가에 서서 장자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가 지나간 뒤에 간다. 만약 모두 말을 탔을 경우에는 말을 길가에 세우고 부복하여 공경을 표시하고 지나가기를 기다렸다가 간다.

무릇 길에서 장자를 만났을 경우, 자신은 도보이고 존자 장자는 말을 탔으면 바라보고 (어른이 말에서 내려 인사 받는 번거로움을 덜어드리기 위하여) 회피한다. 만약 미쳐 회피하지 못했으면 달려 나아간다. 장자가 말에서 내리면 앞에 나아가 공손히 읍을 하고, 존자가 말에서 내리지 않으면 말 앞에 나아가서 공손히 읍하되, 존자는 말 위에서 예를 한다. 만약 존자가 말에서 내리면 절을 한다.

만약 자신은 말을 타고 존자 장자는 도보였다면 바라보고 말에서 내려 달려나아가 절을 하거나 읍을 한다. (존자에게는 절하고 장자에게는 읍한다.) 존자 · 장자가 비록 회피하더라도 그렇게 하고 멀리 지나가고 나서야 말에 오른다.

길에서 적자를 만났을 경우, 모두 말을 탔으면 길을 나눠 서로 읍하면서 지나간다. 만약 한 사람은 말을 타고 한 사람은 도보였다면 도보로 가는 사람이 회피하는데 미쳐 피하지 못할 경우라면 말을 탄 사람이 말에서 내려 서로 읍하고 그 사람이 지나가면 말에 오른다. 모두 도보이면 서로 읍하고 지나간다. 도보로 갈 때, 말을 탄 아는 사람을 만나면 당연히 회피하여야 한다.

3. 초청하는 일과 맞이하고 전송함에는 모두 네가지 조목이 있다.

첫째는 존자를 초청하여 음식을 대접하는 일인데 반드시 단자(單子)를 갖추어 친히 가서 초청한다. (만약 예가 박한 경우에는 단자를 갖추지 않는다.)

만약 오로지 다른 손님을 위하여 자리를 마련했으면 존자를 겸하여 청하지 못하는 것이다.

만약 장자를 초청하는 경우에는 친히 갈 필요는 없고 다만 단자를 갖추어 (예가 박할 경우에는 편지로 초청한다.) 사람을 시켜 초청하도록 한다.

존자나 장자가 이미 참석하였으면 다음날 친히 가서 사례한다. 적자를 부를 적에는 편지로 하고 다음날 서로 사람을 시켜 서로 사례한다. 소자와 유자를 부르는 경우에는 회문(回文)으로 하고 (만약 초청할 사람이 많지 않으면 역시 편지로 함이 타당하다.) 다음날 손님이 친히 가서 사례한다.

둘째는 대체로 모임에는 나이 순서로 앉는다. 만약 서얼(庶孼)이거나 사족(士族)이 아닌 경우에는 따로 서열을 정한다. 비록 사족은 아니더라도 학문과 덕행이 남보다 뛰어난 사람이면 역시 나이 순서로 서열을 정한다. 친척이 있어 서열에 지장이 있어도 따로 서열을 정하며, 만약 특이한 벼슬아치가 있다면 따로 앉은 자리를 마련하여 나이로 서열을 정하지 않는다.

특이한 벼슬아치란 당상관(堂上官) 이상과 시종(侍從)·대간(臺諫)의 부류이다.

모든 잔치 모임과 수고에 대한 환영이나 나가는 사람을 전별하거나 하는 경우에는 모두 주빈(主賓)으로 초청된 사람이 상객(上客)이 된다. 만약 혼례인 경우에는 인가(姻家: 사돈댁)가 상객이 되는 것이니 이런 경우에는 모두 나이와 벼슬로 서열을 정하지 않는다.

셋째는 잔치 모임에서 처음 앉은 곳에 따로 두 기둥 사이에 탁자를 설치하고, (만약 빈터에서 잔치를 베풀었으면 자리앞 중앙에 탁자를 설치한다.) 그 위에 큰 잔을 놓는다. 주인은 자리에서 내려와 탁자의 동쪽에서 서쪽을 향하여 선다. 상객 (곧 주빈으로 초청된 사람) 도 자리에서 내려와 탁자의 서쪽에서 동쪽을 향하여 선다. 주인이 술잔을 들어 친히 닦으면 상객이 사양한다. 주인이 술잔을 탁자 위에 놓으면 집사(執事)20)가 술병을 앞으로 놓는다. 주인이 직접 술병을 잡고 술잔에 술을 따르고는 술병을 집사에게 준다. 그리고는 술잔을 잡고서 상객에게 드린다. 상객이 술잔을 받아서 다시 탁자 위에 놓으면 주인은 서쪽을 향해서 두 번 절하고 상객은 동쪽을 향해서 두 번 절하고 (비록 유자 · 소자였더라도 두 번 절 한다.) 일어나서 술을 가지고 동쪽을 향해서 꿇어 앉아 고수레(祭)를 한다. (땅에 술을 조금 기울여 붓는다.) 그리고는 술을 마시고 잔을 집사에게 준다. 드디어 절을 하면 주인이 답배(答拜)한다.

만약 소자 이하가 상객이 된 경우에는 술을 마시고 나서 절을 할 때에 주인은 보통 의식〔常儀〕과 같이 꿇어 앉아서 절을 받는다. 만악 주인이 소자 이하인 경우에는 상객이 술을 마신 뒤에 주인이 절을 하면 상객은 꿇어 앉아 반절〔半拜〕한다.

상객이 주인에게 앞의 의식처럼 술을 따르는 일을 끝마치고 나서 주인이 여러 손님에게 술잔을 드린다.

만약 손님 가운데 나이와 벼슬이 높은 분이 있으면 술을 따르되 상객에게 행한 의식와 같이 하여 재배하는데, 다만 손님이 술을 따르지는 않는다.

만약 여러 손님이 적자 이하이면 술을 드릴 때에 재배하지 않고 다만 마신 뒤에 서로 절을 하며 술을 따르지 않는다.

이미 다 끝마쳤으면 자리에 나아가 비로소 속예로서 술을 돌리고 파한다.

존자가 술을 돌리면 유자는 단지 있는 곳에 나아가 술잔을 잡고서 앞으로 가고 장자가 술을 돌리면 소자는 일어났다가 꿇어 엎드려야만 될 것이다.

넷째는 멀리 나갈 때와 먼 곳으로부터 돌아왔을 경우, 전송하고 맞아드리는 예가 있다. 직월이 그 일을 관장하여 날자를 정해 한곳에 모으면 각자 술과 안주를 가지고 간다. 이미 모였으면 절하고 읍하는 예를 의식대로 행한다.

이른바 멀리가고 먼 곳에서 돌아왔다는 것은 일 때문에 특별히 먼 지방에 가거나 타향에 관원으로 부임하는 따위이다. 만약 일상적으로 왕래하는 곳이라면 일일이 맞이하거나 전송할 수 없는 것이다.

4. 경조에 물품을 보내는데는 모두 네가지 조목이 있다.

첫째는 무릇 동약자가 길사(吉事)가 있으면 이를 경축하는 것이다.

이른 바 길사(吉事)라는 것은 급제나 생원, 진사에 합격하는 것과 새로 벼슬에 오르는 것과 당상관(當相官 : 정삼품(正三品)이상의 벼슬)이상의 계자(階資)에 오르는 것과 자식의 관례를 행하는 따위이니, 모두 경하할 만한 것들이다.

동약은 날을 정하여 함께 나아가 예를 행하기를 평상시의 의식과 같이하되 선사하는 물건이 있다.

여럿이 의논하여 그 예의 대소(大小)를 헤아려서 폐백(幣帛)의 수를 정한다.

혼례의 경우에는 비록 가서 축하하지 않더라도 또한 물품으로써 그 비용을 도와준다. 무릇 경사나 혼례가 있을 때에는, 그 집안에 힘이 부족하면 동약의 사람들은 그를 위하여 그릇을 빌려주어 돕고 일에 이르러서는 힘이 미치면 마땅히 그 수고로움을 싫어하지 않아야 한다.

둘째는 흉사(凶事)가 있으면 위문한다.

이는 사망이나 상사(喪事), 수재(水災), 화재(火災)의 따위이다.

재앙이 적은 경우에는, 동약은 글로써 위문하고, 재앙이 클 경우에는 동약은 날을 정하여 함께 나아가 위문한다.

적다는 것은 수재나 화재가 크게 심한 데까지 이르지 않은 것을 말함이오, 크다는 것은 수재나 화재가 가업(家業)을 다 없애버린 것을 말함이다. 만약 어린 아이의 경우라면 비록 조그마한 재앙이더라도 직접 위문한다. 무릇 조문과 경사의 모임에는 비록 이미 먼저 주인과 더불어 서로 만나 위로하고 축하하였다 하더라도 또한 뭇사람들을 따라 함께 가는 것이 좋다.

만약 상사의 경우에는 부음(訃音)을 듣는 즉시 직월이 동약에게 널리 알리고 가서 곡하고 조문한다.

상사란 약원(約員) 및 부모, 처자의 상을 일컫는 것이다. 죽은 날 상가에서는 마땅히 부음을 직월에게 알리고, 직월은 회문(回文)을 돌려 동약에게 통보하며, 곧 현관(玄冠)과 소복(素服)과 흑대(黑帶)을 하고 가서 곡하고 조문한다. 동약이 만약 먼저 부음을 들었으면 직월의 통보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갈 수 있다. 산 사람을 알 지 못하면 조문하지 않으며, 죽은 사람을 알 지 못하면 곡하지 않는다. 초상의 경우에 성복하기 전에는 친척이나 친분이 가까운 사이가 아니면 감히 들어가 죽은 사람을 보지 못하며 다만 밖에 있으면서 장례에 필요한 도구만을 도와주고 주인이 성복한 후에 조문한다. (조문의 예는 아래에 있다.)

또한 상례 및 도와주어야 할 도구들과 여러가지 해야 할 일들을 의논하고 주인이 성복한 후에 물러나온다.

만약 주인이 성복한 후면 손님은 마땅히 소복과 소대를 착용하고 조문을 한다. 만약 처자의 상일 경우에는 동약은 조문을 한 후 모두 물러나고, 다만 절친한 사람만 남아 상사를 다스리게 하고 주인이 성복한 후에 물러나오게 한다.

셋째는, 동약의 상에는 치전(致奠: 제물을 올리는 일)을 한다.

이는 약원 자신의 상을 말한다. 직월은 약속 날자를 미리 정하여 동약에게 고루 알려 제물을 준비하고 제문과 부장(賻狀)을 갖추어 놓고 먼저 사람을 시켜 상가에 알린게 한다.

동약은 연명하여 긴 명함을 만들어 먼저 상가에 들여보내고는 모두 외차(外次 : 밖에다 임시로 만든 장소)에 모여 기다리는데, 모두 소복과 소대를 착용한다. 상가에서 향불과 자리를 갖추어 놓으면 모두 곡하며 기다린다. 호상(護喪)은 나와서 손님을 맞이하고, 손님은 나이가 제일 많은 사람을 추대하여 그를 앞세워 차례로 들어와서 청사(廳事)에 이르게 되면 집사(執事)는 제물(祭物)을 차려 놓은 다음 호상이 손님을 인도하여 영좌(靈座)의 앞에 이르게 하고 손님을 두줄로 차례로 선다음 부복하여 곡하며 슬피 운 다음 두 번 절한다.

손님(그 중 나이가 제일 많은 사람)이 분향하고 꿇어앉아 술을 따르고, (여럿이 함께 전(奠)을 올릴 때는 두 잔을 따른다. 만약 손님이 단독으로 전을 올릴 때는 한 잔만 따른다.) 부복하였다가 일어나서 조금 뒤로 물러선다. 호상이 곡하는 사람을 그치게 하면 축관(祝官)은 꿇어앉아 제문과 부장(賻狀)을 손님의 오른쪽에서 읽는다. 이것이 끝나면 일어나 손님은 자리로 돌아가고 손님과 주인이 모두 곡하며 슬피 울고, 손님은 두 번 절하고 물러난다.

만약 죽은 사람이 자기보다 나이가 어릴 때는 존자는 다만 영좌 앞에 들어가 앉아서 곡하고 장자 이하의 사람으로 하여금 전례를 행하도록 한다.

손님이 계단을 내려오면 (상가에서는 미리 빈섬석을 뜰에 깔아 놓는다.) 주인은 곡하면서 나와 뜰 동쪽 가에서 서쪽을 향해 서고, 손님은 차례대로 뜰 서쪽 가에서 동쪽을 향해선다. 주인은 서쪽을 향하여 이마를 조아리며 두번 절하고 손님은 동쪽을 향하여 답배를 한다. 주인이 감사하며 말하기를 "삼가 전(奠)과 뇌()21)를 받으니 애감(哀感)을 금할 수 없읍니다.”하고 또 두 번 절하면 손님은 답배하고 밖으로 나온다.

만약 죽은 사람이 자기보다 유자·소자인 경우에는 전이 끝나면 존자·장자는 먼저 밖으로 나오고 사람을 시켜 주인에 게 조의를 표하게 한다.

만약 손님가운데 주인에게 조문하지 않은 사람이 있으면 여러 사람을 따라 차례로 서있지 말고 잠시 다른 곳에 피해있다가 여러 손님들이 물러난 후에 서쪽 뜰로 나아가 조문의 예를 행한다.

무릇 조문하는 예는, 손님이 영좌로부터 물러나오면 (만약 손님이 영좌 앞에 절을 하지 않으면 다만 조문하는 예만 행한다. 대체로 안 사람상(內喪)에는 친척이 아니면 영좌에 절을 하지 않는다.) 주인은 빈소가 있는 곳으로부터 곡하며 뜰 동쪽으로 나와 서쪽을 향해 서고, 손님은 뜰 서쪽에서 동쪽을 향해 서서 주인이 이마를 조아려 두 번 절하면 손님은 답배를 하고, 손님과 주인이 모두 곡한다.

손님이 앞으로 나서면서 말하기를, "뜻밖에도 이와같이 망극한 흉변을 만나 어떻게 견뎌내십니까?” 라고 하면, 주인이 대답하여 말하기를 "나의 죄가 깊고 무거워 화가 모친(某親)에게까지 미치게 되었는데 이렇게 왕림하여 위로해주시니 애감을 금할 수 없습니다.” 하고 (만약 손님이 치전을 하였으면 말하기를 '삼가 전(奠)과 뇌()를 받고 아울러 왕림하여 위로해 주심을 받으니 애감을 금할 수 없음니다.’라고 한다.

또 두 번 절하면 손님은 답배를 한다. 그리고 또 서로 마주보고 곡하며 슬피 울다가 손님이 먼저 울음을 그치고 주인을 위로하여 말하기를, "오래 살고 빨리 죽는 것은 명이 있는 것인데, 지나치게 슬퍼하면 어찌하겠습니까. 원컨데 효심을 억제해서 예제(禮制)를 따르십시오.” 하고는 나간다. 주인은 곡하며 들어가고 호상이 손님을 외차에까지 전송한다. 손님이 나가고 나면 구인 이하는 곡을 그친다. (무릇 조문의 예에는 반드시 명함을 갖추어야 한다.)

만약 많은 사람이 함께 조문을 할 경우에는 차례로 서서 예를 행하고 손님중에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 나아가 치사(致辭)를 한다. 만약 처자의 상에 대해 조문할 때에는 한번만 절을 하고 조문의 말은 그때 그때에 따라 알맞게 하며, 정이 두텁지 않은 경우에는 곡하지 않는다. 조문이 끝나면 또 절하고 물러나온다.

장사 때가 되면 모두 나아가 장례에 참석한다.

부모의 상도 마찬가지다. 존자는 자식을 장례에 참석하게 한다. (존자란 이미 죽은 약원의 나이로 따진 것이다.) 만약 처자의 상이면 정의 후박(厚薄)에 따라 반드시 직접 가서 장례에 참석할 필요는 없다. 다만 직월이 가서 그 도울 일을 살핀다.

소상과 대상은 모두 가서 조문을 하고, 담제(祭 : 대상 다음 달에 지내는 제사) 후에는 가서 위문한다.

부모의 상도 역시 마찬가지다. 존자·장자 (이것은 상주를 기준으로 하여 나이를 계산한다.) 는 글로써 위문하고 직접 가지는 않는다. 무릇 상가에서는 술과 음식을 갖추어 조객을 대접할 수 없다. 조객도 또한 대접을 받을 수 없으므로 마땅히 각자 가지고 가야 한다.

넷째는, 만약 약원이 타향에서 죽었을 때는 동약은 한 곳에 모여 자리를 만들어 놓고 곡하고, 약원 가운데에서 나이 어린 한 사람을 보내어 선물과 제문과 부장을 자지고 가서 전을 올리게 한다. 떠나는 날 동약은 모두 한 곳에 모여 조복(弔服)을 입고 두 번 절하고 곡하며 전송한다.

자기보다 어린 사람의 상이면 존자는 곡은 하나 절하지는 않는다.

만약 이미 장례를 치룬 후에 전을 올릴 경우에는 묘 앞에서 곡하며 전하고, 기년(期年)이 지났으면 곡하지 않는다. 정이 두터우면 곡한다.

위는 예속을 서고 돕는 일이다. 직월이 그것을 주관하는데 기일을 두어야할 경우에는 기일을 정하되 소집하는 사람은 마땅히 그 약속을 어기거나 늦을 것을 살펴서 약속대로 하지 않을 때는 약정에게 고하여 나무라고 문서에 기록한다.

환난에 서로 돕기(患難相恤)

환난의 일에는 일곱가지가 있다.

1. 수재와 화재이니, 재난이 적으면 사람을 보내어 도와주고, 재난이 심하면 직접 가되 많은 사람을 이끌고 가서 도와주고 또 위문한다. 만약 이로 인하여 양식이 떨어지게 되면 여러 사람이 의논하여 재물로써 돕는다.

2. 도적이니,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힘을 합쳐 도둑을 잡고, 힘이 있는 사람은 관사(官司)에 이를 고한다. 그 집안이 가난하면 도움이 되는 것을 모아서 주고, 만약 이로 인해 조석의 공양을 못하게 되거나 또는 발가벗게 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면 여러 사람이 의논하여 재물로써 이를 돕는다.

3. 질병이니, 병이 가벼우면 사람을 보내어 병문안을 하고, 병이 심하면 그를 위해 의사와 약을 구해본다.

직월이 주관하여 약원 가운데 나이 어린 사람을 시켜 차례로 의사에게 가서 상태를 물어오게 한다.

그 집안이 가난하면 여럿이 의논하여 그 병을 요양할 비용을 도와준다. 만약 온 집안이 앓아누워 농사를 지울 수 없게 되면, 동약이 협력하여 노비와 소를 내어 농사를 지어주고 배메기(幷作)22)로 줄 만한 곳이면 믿을 만한 사람을 가려 그것을 준다.

4. 사상(死喪)이니, 조문과 부의에 관한 것은 이미 위에서 밝혔다. 만약 가난이 극심하여 장사를 지낼 수 없는 경우에는 여럿이 의논하여 규정된 부의 외에 재물을 더하여 도와준다.

5. 어린 고아(孤兒)이니, 약원 중의 한 사람이 죽었을 때, 어려서 의탁할 곳이 없는 자식이 있는 것을 말한다. 만약 그 집안이 충분히 여유가 있으면, 그 친족 가운데서 믿고 일잘할 만한 사람을 가리어 그에게 일을 알맞게 처리하도록 하고 그 출납을 조사한다. 집안 사람 가운데 마땅한 사람이 없으면 약원 가운데 절친한 사람이 맡는다.

만약 그집이 가난하여 스스로 살아갈 수 없으면 동약이 협력하여 도와서 갈 곳이 없게 하지 않는다. 만약 침해하고 속이는 사람이 있으면 많은 사람들이 힘써 그를 위해 사리를 밝힌다. 만약 그 자식이 조금 장성하면 사람을 가려 교육을 시키고, 또 혼인할 곳을 구한다. 만약 방탕하여 검속(檢束)할 수 없으면 자꾸만 살펴 규제하여 불의에 빠지지 않도록 하고, 끝내 가르칠 수 없는 데까지 이른 후에야 그만둔다.

6. 무고(誣告)를 당하는 것이니, 만약 약원중에 다른 사람의 무고를 당하여 과오나 잘못을 스스로 밝힐 수 없는 사람이 있어, 사세가 관부(官府)에 알릴 만하면 그를 위해 말을 하고, 무고를 풀어줄 만한 방략(方略)이 있으면 풀어주도록 한다. 그리고 혹 그 집이 그로 인하여 갈 곳이 없게 되면 여럿이 함께 재물을 내어 도와준다.

7. 가난이니, 약원 가운데 가난을 달게 여기고 깜냥을 지키나 생계가 궁색하여 끼니를 잇기 어려운 지경에까지 이른 자가 있으면 재물을 내어 돕는다. 혼기(婚期)를 넘긴 처녀가 있으면 동약이 연명하여 글을 올려 관사에서 해결해 주기를 요구한다.

위는 환난에 서로 돕는 일이다.

무릇 마땅히 구제해야 될 것이 있으면 그 집에서는 약정이나 직월에게 이를 알린다. (그 가까이 사는 데에 따라 이를 알린다.) 만약 동약이 이를 듣고 알았으면, 스스로 알리기를 기다리지 말고 약정이나 직월에게 이를 알린다. 직월은 이를 약원에게 두루 알리고, 또 사람을 소집하고 일을 주선한다.

모든 동약은 재물 · 그릇 · 거마 · 노복 모두를 없는 것은 서로 빌려주되, 급히 쓸 것이 아니거나 장애가 될 것이 있으면 굳이 빌려 줄 필요가 없다. 빌려줄 수 있는 데도 빌려주지 않거나, 기한이 지났는데도 돌려주지 않거나, 빌린 물건을 훼손했을 경우 약정과 직월이 이를 알았으면 약법(約法)을 어긴 잘못으로 논죄(論罪)하고 문서에 기록한다.

이웃에 혹 급한 일이 생기면 비록 동약이 아니라 하더라도 먼저 이를 들어 알게된 사람이 또한 마땅히 도아줘야 할 것이다. 혹 힘이 부족하여 도울 수가 없으면 그를 위해 동약에게 알려 대책을 상의한다. 이와 같이 하는 사람이 있으면 또한 착한 것을 문서에 기록하고 고을 사람에게 알린다.

함께 모여 약법을 강독할 것(會集讀約法)

모든 향약에 참여하는 사람은 한달 걸러 한번씩 서원에서 향약을 강론한다.

봄과 가을 첫달의 모임에는 각자 술과 과일, 그리고 점심을 지을 쌀을 가지고 와서 사화(司貨)에게 맡겨 재직(齋直)을 시켜 밥을 짓게 한다. 그러나 다만 밥을 짓기만 할 뿐이오, 모든 그릇과 반찬은 서원에서 벌려가지 않는다. 이를 어긴 사람은 약법을 어긴 것으로 논죄한다.

술을 마실 때에는 단지 재직을 시켜 술을 데우게 하고 서원의 술잔을 쓸 뿐이오, 또한 다른 그릇들은 사용하지 않는다. 이를 어기는 사람도 역시 약법을 어긴 것으로 논죄한다.

나머지 달들의 모임에는 단지 점심만을 차리고 술과 과일은 지참하지 않는다. 점심은 사화가 담당하고 술과 과일은 직월이 담당한다.

모이는 날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도약정 · 부약정 · 직월은 서원으로 가서 기다린다.

모두 단령(團領)과 도대(帶)를 갖추고 목화를 신는다. 만약 유생이라면 모두 두건·단령·도대를 갖추고 목화를 신는다. 사화는 비록 먼저 도착하였더라도 밖에서 기다리다가 다른 약원들과 더불어 함께 예를 행한다.

먼저 노소의 차례로 동재(東齋)에서 평소의 의식과 같이 절하고 읍을 한다.

부약정 이하는 다른 재에 모여 도약정이 동재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기를 기다린 후에 동재로 나아가 예를 행한다.

강당에 대성지성공자(大成至聖孔子)의 위패를 북쪽 벽에 모신다.

공자 이하는 모두 지방으로 표시하는데, 먼저 깨끗한 종이를 준비해 놓고 부약정과 직월 중에서 글씨를 잘쓰는 사람이 손을 씻고 정성 들여 쓴 다음 모두 병풍을 설치하고 지방을 병풍 위에 붙인다.

선사 안자(顔子)의 위패, 선사 증자(曾子)의 위패, 선사 자사(子思)의 위패, 선사 맹자(孟子)의 위패를 동쪽벽에 모시고, 선사 주자(周子)의 위패 선사 정명도(程明道)의 위패, 선사 정이천(程伊川)의 위패, 선사 주자(朱子)의 위패를 서쪽 벽에 모신다. 향로와 향합탁자는 강당 가운데에 설치한다.

문헌공(文憲公: 최충)의 사당도 역시 문을 열어 청소하고 향로와 향합을 설치한다.

동약자들이 도착하면 외차(外次)에서 기다린다.

동약인들은 모두 약정, 직월과 같은 복장을 한다. 장자 이하로 한 자리를 만들어 사람이 이르는대로 나이에 따라 배읍(拜揖)하고 차례대로 앉는다. 이작자(異爵者)도 역시 장자와 더불어 자리를 같이 하되, 이작자는 따로 앉고 존자는 따로 한 자리를 만든다. (이 장자와 존자는 모두 약정의 나이로써 그 나이를 계산한 것이다.)

존자가 모두 도착하면 이작자와 장자는 차례로 존자의 자리에 나아가 읍을 하고 끝나면 동쪽가에 늘어 선다. 적자 이하는 함께 존자의 자리에 나아가 두줄로 차례를 지어 절을 끝내고는 적자와 소자는 서쪽가에 늘어선다. 유자와 서얼의 무리들은 남쪽 줄에 차례로 서 있다가 순서대로 문밖의 자리로 나아간다.

무릇 모임이 있을 때에는 마땅히 나이가 어리거나 젊은 사람이 먼저 도착해야지 존자 장자보다 늦어서는 안된다. 무릇 동약 자제들이 비록 회원에 가입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역시 무리들을 따라 차례로 절할 수 있게 하고, 차례로 절할 수 없다 하더라도 또한 예식을 관람할 수 있게 하며 각자 점심을 가지고 와서 다른 곳에서 모여 먹도록 한다.

다 모였으면 모두 나이대로 차례를 지어 문밖에 서서 북쪽을 위로 하여 동쪽을 향해 서고, 약정 이하는 문을 나와 남쪽을 위로 하여 서쪽을 향해선다.

약정이 서는 자리는 최존자(最尊者)와 더불어 정면으로 마주 향한다.

약정이 읍을 하고 최존자를 맞이해 문에 들어오면 여러 사람들은 그 뒤를 따른다. 들어와 뜰 가운데 이르게 되면 약정 이하는 뜰의 동쪽에 서고 존자 이하는 뜰의 서쪽에 서서 모두 두 줄을 지어 북쪽으로 향하는데, 동쪽 뜰은 서쪽을 위로 하고 서쪽뜰은 동쪽을 위로 한다.

약정은 혼자서 한 줄이 되고, 부정과 직월이 한 줄이 된다. 만약 부정이 직월보다 존자이면 직월은 따로 한 줄이 된다. 존자와 이작자가 한 줄이 되고 장자가 한 줄이 되며, 적자가 한 줄이 되고 소자가 한줄이 되며 유자와 서얼이 한 줄이 된다.

제 자리에 선 다음 모두 두 번 절한다.

소자 이하 두 사람이 먼저 두 번 절하고 예를 행한 후에 동과 서로 나뉘어 서서 배(拜) · 흥(興)을 창(唱)하게 한다. 향(香)을 올리는 절차는 먼저 국궁(鞠躬) · 배 · 흥 · 배 · 흥 · 평신(平身)을 창하고, 다음으로 궤()를 창하며, 다음으로 상향(上香)을 창하고, 다음으로 배 · 흥 · 배 · 흥 · 평신을 창하면 예가 끝난다.

도약정은 동쪽 계단으로부터 올라가서 향을 올리고, 내려와서 참석한 사람들과 더불어 모두 두 번 절한다. (만약 고할 글이 있으면 이 때에 읽을 수 있다.) 예가 끝나면 직월과 유자는 당에 올라 선성(先聖)과 선사의 지방을 거두어 계단위에서 불사르고 그 재()는 향로에 넣는다. (이것은 집사가 마땅히 미리 정해야 한다.)

무릇 오르고 내림에는, 도 · 부정과 직월은 동쪽 계단을 이용하고 존자이하는 서쪽 계단을 이용한다.

약정이 존자에게 읍하고 문헌공(文憲公)의 사당으로 올라가면 여러 사람들은 그 뒤를 따라 동서로 나뉘어 서서 분향하고 선 후 두 번 절을 하는 예는 위의 의식과 같이하여 (역시 창(唱)하는 것이 있다.) 끝마친다. 그리고 돌아나와 강당의 뜰로 나아가 동서로 나뉘어 서로 마주 서는데, 문밖에서의 위치와 같이 한다.

약정이 세 번 읍하여 오르기를 청하면 손님(존자를 말한다)은 세 번 사양하고, 약정이 먼저 오르면 손님은 그를 따른다. 올라와서는 상견례의 의식을 행한다.

약정 이하는 계단을 올라와서 서쪽을 위로 하여 서고, 존자 이하는 계단을 올라와서 동쪽을 위로 하여 서서 모두 북쪽을 향한다. 존자 이하는 사람이 많으면 두줄로 선다.

직월이 존자를 인도하여 당에 오르되, 서쪽 가에서 동쪽을 향해 남쪽을 위로 하여 선다. 약정 이하는 당에 오르되, 동쪽 가에서 서쪽을 향해 남쪽을 위로 하여 선다. 부정과 직월은 약정의 뒤로 조금 물러선다.

약정 이하는 두 번 절하면 (이것은 약정이 존자에게 절하는 것이다.) 존자는 답배(答拜)하고 북쪽 벽 아래서 약간 서쪽으로 물러나와 남쪽을 향하여 동쪽을 위로 해서 선다.

직월은 이작자장자를 인도하여 당에 올라 서쪽 가에서 동쪽을 향하여 남쪽을 위로 해서 선다.

약정 이하는 두 번 절하면 (이것은 약정이 장자에게 절하는 것이다.) 이작자와 장자는 답배한다. 이작자와 장자는 서쪽벽 아래로 물러나와 북쪽을 위로 해서 선다. 이 때에 약정은 당 가운데에서 약간 동쪽으로 남쪽을 향해 선다.

부정과 직월은 서쪽을 위로 하여 북쪽을 향해 두 번 절하면 (이것은 부정과 직월이 약정에게 절하는 것이다.)

약정은 일상의 의식과 같이 답배하고 나면 부정과 직월은 동쪽벽 아래로 내려와 북쪽을 위로 하고 서쪽을 향해 두 번 절한다. (이것은 부정과 직월이 서로 절하는 것이다.)

이때 존자는 서 있는 자리에서 남쪽을 향해 두 번 절한다. (이것은 존자(尊者)가 서로 절하는 것이다.)

이때 이작자와 장자는 존자 앞으로 나아가 동쪽을 위로 하여 북쪽을 향해 두 번 절하면 (이것은 장자가 존자에게 절하는 것이다.) 존자는 답배한다.

이작자와 장자는 서쪽 벽으로 물러서서 복쪽을 위로 하고 동쪽을 향해 두 번 절하고 (이것은 장자가 서로 절하는 것이다.) 끝마친다.

이작자는 북쪽 벽으로 나아가 존자의 서쪽에서 동쪽을 위로 하여 늘어 선다. 장자는 서쪽 벽에서 북쪽을 위로 하여 늘어 선다. 이때 약정은 동쪽 벽에서 몸을 돌려 서쪽을 향해 선다. 부정과 직월은 그 뒤로 조금 물러선다.

이때 직월이 적자를 인도하여 당에 올라 북쪽을 위로 하여 동쪽을 향햐고 약정 이하와 더불어 서로 두번 절하고 (이것은 적자가 약정에게 절하는 것이다.) 마치면 적자는 존자와 이작자 앞으로 나아가 동쪽을 위로 하여 북쪽을 향해 두 번 절한다. (이것은 적자가 존자에게 절하는 것이다.) 그러면 존자와 이작자가 답하는 것은 일상의 의식과 같다.

적자는 장자의 앞으로 물러나와 북쪽을 위로 하여 서쪽을 향해 두 번 절하면 (이것은 적자가 장자에게 절하는 것이다.) 장자는 답배한다.

적자는 서쪽 벽 아래에서 북쪽을 위로 하고 동쪽을 향하여 장자의 남쪽에 하례로 서서 동쪽을 향해 두 번 절한다. (이것은 적자가 서로 절하는 것이다.)

이때 직월이 소자를 인도하여 당에 올라 북쪽을 위로 하고 동쪽을 향해 두 번 절한다. (이것은 소자가 약정에게 절하는 것이다.) 그러면 약정 이하가 답하는 것은 위의 의식과 같다.

소자는 존자와 이작자의 앞으로 나아가 동쪽을 위로 하고 북쪽을 향해 두 번 절한다. (이것은 소자가 존자에게 절하는 것이다.)

그러면 존자와 이작자가 답하는 것은 일상의 의식과 같다.

소자는 장자와 적자의 앞으로 나아가 북쪽을 위로 하고 서쪽을 향해 두 번 절하면 (이것은 소자가 장자와 적자에게 절하는 것이다.) 장자와 적자가 답하는 것은 일상의 의식과 같다.

소자는 서쪽 벽 적자의 남쪽에서 북쪽을 위로 하고 동쪽을 향해 늘어 서서 두 번 절한다. (이것은 소자가 서로 절하는 것이다.)

이때 직월이 유자를 인도하여 당에 올라 북쪽을 위로 하고 동쪽을 향해 두 번 절하면, (이것은 유자가 약정에게 절하는 것이다.) 약정이하가 답하는 것은 일상의 의식과 같다.

유자는 존자와 이작자의 앞으로 나아가 동쪽을 위로 하고 북쪽을 향해 두 번 절한다. (이것은 유자가 존자에게 절하는 것이다.) 그러면 존자와 이작자가 답하는 것은 일상의 의식과 같다.

유자는 장자 이하의 자리 앞에 나아가 북쪽을 위로 하고 서쪽을 향하여 두 번 절한다. (이것은 유자가 장자와 적자와 소자에게 절하는 것이다.) 그러면 장자 이하가 답하는 것은 일상의 의식과 같다.

유자는 남쪽 줄로 물러나 서쪽을 위로 하고 북쪽을 향햐여 두 번 절한다. (이것은 유자가 서로 절하는 것이다.)

이때 직월은 서얼을 인도하여 당에 올라 예를 행하기를 유자의 의식과 같이 하고, 끝나면 남쪽 줄로 물러나와 서쪽을 위로 하고 북쪽을 향해 서서 두 번 절한다. (유자도 함께 두 번 절한다. 이것은 서얼이 서로 절함과 동시에 유자에게 절하는 것이다.)

직월이 무릇 손님을 인도할 때에는 손님이 적자 이상이면 (이것은 직월의 나이로써 계산한다.) 당 아래로 내려가 인도해 올라오고, 만약 소자 이하이면 당의 가에 서서 읍하면서 (손을 올리는 것이다.)올라오게 한다.

약정은 읍하면서 좌석으로 나아간다.

약정은 북쪽 벽 동쪽에서 남쪽을 향해 앉고, 부정과 직월은 동쪽벽에 북쪽을 위로 하고 서쪽을 향해 앉는다. 친척중에서 자리를 정하는데 곤란한 점이 있는 자가 있더라도 역시 동쪽 벽 직월의 남쪽에 앉아 북쪽을 위로 하여 서쪽을 향하게 하되 간격을 두어 그 자리가 연결되지 않게 한다.

존자와 이작자는 북쪽 벽의 서쪽에서 동쪽을 위로 하고 남쪽을 향해 앉는다.

장자와 적자와 소자는 서쪽 벽에서 북쪽을 위로 하고 동쪽을 향해 앉는다.

유자는 남쪽 줄에서 서쪽을 위로 하고 북쪽을 향해 앉는다.

서얼도 역시 남쪽 줄에서 서쪽을 위로 하고 북쪽을 향해 앉으나 유자와 간격을 두어 그 자리가 연결되지 않게 한다.

제 자리에 앉은 다음 직월이 소리를 높여 약문(約文)을 한번 읽는다. (범례 및 독약법(讀約法)은 읽지 않는다.) 부정은 그 뜻을 해설해 준다. 뜻이 통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질문을 하게 한다.

이때 약원 가운데서 착한 사람이 있으면 많은 사람들이 그를 추천하고, 잘못이 있는 사람은 직월이 가 사실을 규명한다. 약정은 그 실상을 많은 사람들에게 물어보아 이의가 없으면 직월에게 명하여 적에 기록하게 한다.

직월은 드디어 착한 일을 기록한 적을 한번 읽고 집사에게 명하여 (유자가 이를 행한다) 잘못을 기록한 적을 좌중에 골고루 돌리게 하면 각자는 말없이 한번씩 본다. 끝난 다음에 식사를 다 마치고는 다른 곳에서 조금 쉰다.

약정이 일어서면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일어나 일시에 읍을 하고 차례로 각 재(齋)로 물러나 잠시 쉰다. 다시 모일 때는 모두 자리에 나아가 일시에 읍하고 앉는다.

다시 당상(堂上)에 모여 혹은 몸가짐의 요체를 논하기도 하고, 혹은 약중의 일을 의논하기도 하며, 혹은 경서(經書)에서 의심나는 것을 질정하기도 하되 조용히 강론한다.

강론은 모름지기 유익한 일이어야 한다. 신비하고 괴이한 일이나 간사하고 편벽된 말이나 도리에 어긋나고 정도(正道)를 어지럽히는 말과 조정과 주현(州縣)의 정사의 득실을 사사로이 의논하는 말과 다른 사람의 잘못을 들추어내는 말은 할 수 없다.

모인 사람들은 모두 두손을 마주잡고 단정히 앉아 낯빛을 엄숙히 하고 똑바로 보아야지 몸을 비스듬히 하며 사방을 두리번거리거나 큰 소리로 말하거나 제 멋대로 웃을 수 없다. 이를 어기는 사람은 직월이 바로잡고, 그래도 고치지 않으면 약정에게 고하여 적에 기록한다.

모임이 끝나기 전에 만약 일이 있어 일어나 나가게 되면 마땅히 자리에서 일어나 부복해야 한다. 이때 적자 이상이면 약정이 답하고 소자 이하이면 답하지 않는다. 들어올 때도 마찬가지다.

만약 존자나 이작자 및 약정이 일어나 나가게 되면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은 부복하여 일어나고 모인 사람들도 모두 부복했다 일어난다. 들어올 때도 역시 마찬가지다. (일어났다가 부복한다.) 저녁이 되면 헤어진다.

헤어질 때는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일어서서 그 자리에서 모두 두 번 절하고, 절이 끝나면 일시에 읍을 한다. 존자 이하가 차례로 모두 나간 후에 약정 이하가 나간다.

만약 도약정이 일이 있어 참석하지 못했을 때에는 부정 이하가 역시 사람들을 모아서 예를 행할 수 있다. 이때 존자 이하는 모두 부정의 나이로써 계산한다.

 

< 주 >

12) 빈민구제를 위해 설치한 곡물 창고로, 1664년(현종 5)에 각 고을마다 이를 설치하여 곡식을 백성들에게 봄에는 꾸어 주었다가 가을에는 받아들이었다.《萬機要覽 財用編 荒政》

13) 올바르지 않은 도. 곧 유교(儒敎)의 종지(宗旨)에 위배되는 모든 사교(邪敎)를 말한다.

14) 옷깃을 둥글게 만든 관원의 공복(公服). 색갈에 따라 흑단령(黑團領)·홍단령(紅團領)·백단령(白團領)·자단령(紫團領) 등이 있는데, 고려 말에 명(明)나라에서 들어와 공복이 되었다.

15) 깃을 곧게 만든 웃옷. 주로 무관(武官)이 입던 복장으로, 색갈에 따라 흑직령(黑直領)·홍직령(紅直領) 등이 있다.

16) 존장(尊長)의 아래에서 손님과 주인 사이의 말을 전달하는 사람.

17) 여러 사람이 한 줄로 늘어서서 한꺼번에 존장(尊長)을 뵙는 일.

18)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죽 늘어서서 하는 절.

19) 온 세상 사람들이 모두 존경할 만한 사람. 맹자(孟子)는 나이〔齡〕·덕〔德〕·벼슬〔爵〕이 높은 이를 삼달존(三達尊)이라 하였다.《孟子 公孫丑下》

20) 여기서는 모든 의례(儀禮)나 의식을 행할 때, 그 규정된 절차에 따라 각자 맡은 일을 행하여 식의 진행을 돕는 사람을 가리킨다.

21) 술을 땅에 붓고 신(神)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을 말하는데 여기선 그 술을 가리킨다.

22) 배메기 : 즉 땅 임자와 소작하는 사람이 소출을 똑같이 가르는 제도. 반타작이라고도 한다.

 

(이 글은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나온 '율곡전서'를 인용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