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조계(六條啓)

 

이 글은 율곡 선생이 48세 되던 해 2월에 병조판서로 있으면서 올린 시무 육조(時務六條)를 진술한 계이다.
당시에 국가가 태평하여 국방이 소홀해지자 장차 다가올 국난을 선견지명으로 내다본 율곡 선생은 병조판서로 임명되자마자 곧바로 국가안위를 위해 실천해야 할 여섯가지 병무를 육조계(六條啓)라는 이름으로 선조에게 장계를 올렸던 것이다. 이것이 계미년에 개진하였다 하여 '계미 6조계'라고도 한다.

 

우리나라는 태평한 지 이미 오래되어 매사에 태만함이 날로 심하여지고 서울과 지방이 공허하고, 군사와 식량이 모두 궁핍하여 조그만 오랑캐가 변경을 침범하여도1) 온 나라가 경동(驚動)하오니, 만일 큰 오랑캐가 침입해온다면 비록 지혜있는 사람일지라도 이를 막을 계책이 없을 것이옵니다.

옛말에, "적이 나를 이기지 못하도록 먼저 준비하여 내가 적을 이길 수 있는 기회를 기다리라.”하였사온데, 오늘날 나라의 정사는 하나도 믿을 만한 것이 없사오니, 적이 닥쳐오면 반드시 패하고 말 것이옵니다. 생각이 이에 미치고 보니 한심하여 가슴이 터질 듯하옵니다.

하물며 지금 경원(慶源)의 오랑캐는 한두 해에 평정될 것이 아님에리까. 만일 군사의 위력을 한번 떨쳐 그들의 소굴을 소탕하지 않는다면 육진(六鎭)은 끝내 편안할 때가 없을 것이요, 이제 급급히 다스리기를 꾀하여 힘을 길러서 후일을 도모하지 않고서 고식지계로 미봉하기만 한다면, 어찌 변경 한 구석의 적만 걱정할 뿐이겠사옵니까. 말할 수 없는 뜻밖의 환난이 있을까 두렵사옵니다.

신은 본래 부유(腐儒)로서 외람되이 병관(兵官)2)의 자리를 더럽혀 밤낮으로 노심초사한 끝에 감히 어리석은 의견을 드리되 대략만을 말씀드리고 그간의 곡절은 반드시 모름지기 직접 뵙고 상세히 말씀드리겠사옵니다.

그 절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1조 임현능(任賢能)

제2조 양군민(養軍民)

제3조 족재용(足財用)

제4조 고번병(固藩屛)

제5조 비전마(備戰馬)

제6조 명교화(明敎化)

 

< 주 >

1) 여진족(女眞族)의 추장 이탕개(尼湯介)의 침범을 가리킨다. 이상의 피핵 사 병조판서 소(被劾辭兵曹判書疏) 참조.

2) 여기서는 병조 판서를 가리킨다.